야구
[마이데일리 = 한혁승 기자] 9회를 마친 올스타전이 3-3 동점이 됐다. 경기의 승부처라 할 수 있는 승부치기에 돌입했다. 나눔에는 고우석 드림에는 오승환이 마운드를 밟지 못 한 상황. 연장 10회 초 무사 1-2루로 시작하는 승부치가 시작되자 드림에 오승환이 아닌 포수 김민식이 투수 마운드에 올라왔다. 컨디션이 안 좋은 마무리 오승환 대신 올라온 것이다.
김민식은 첫 타자 김혜성을 상대로 초구 125km를 던졌다. 김혜성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최지훈의 홈 송구로 2루 주자 최형우를 홈에서 아웃시켰다. 두 번째 타자 류지혁을 상대로 한층 더 빨라진 135km 구속을 선보이며 2루 땅볼 아웃을 만들었다. 무사 1-2루에서 시작된 승부치기에 포수가 실점 없이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이쯤 되자 드림 올스타 이강철 감독도 웃고, 자신을 대신에 마운드에서 올라 호투하고 있는 모습을 본 오승환도 웃고 드림 올스타를 응원하는 팬들도 환호했다. 하지만 그 호투는 세 번째 타석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마지막 세 번째 타자 정은원이 타석에 들어섰고 결국 역전 스리런 결승타를 내줬다.
▲ 연장 10회 2사 1-2루 정은원의 역전 스리런에 고개를 젖히는 김민식.
연장 10회 말 나눔 올스타에서는 고우석이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자 드림 올스타 뷰캐넌이 웃으며 고우석에게 항의를 했다. 마무리 오승환 대신 포수 김민식을 올렸는데 나눔에서는 고우석이 올라왔다는 것이었다.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고우석이 마무리 투수로 나오자 장난 섞인 야유를 보냈다.
고우석은 첫 타자 허경민을 상대로 초구 155km 구속을 던지며 결국 뜬공 아웃, 두 번째 타자 이대호에게는 157.7km 공을 던지며 삼진으로 잡았다. 마지막 헛 스윙을 한 이대호는 고우석에게 '엄지척'을 했고 고우석은 모자를 벗고 칭잔에 감사의 뜻을 보냈다. 마지막 황재균을 뜬공으로 잡으며 나눔 올스타의 승리를 확정 지었다.
▲ 역전 스리런에 '미스터 올스타'로 선정된 정은원.
모든 경기가 끝나고 '우수 투수상' 시상자를 발표할 때 팬들은 한목소리로 김민식을 외쳤다. 수상자로 고우석이 호명되자 또 한 번 장난 섞인 야유를 보냈다.
이번에는 '승리 감독상' 수상자로 나눔 유지현 감독이 호명되자 팬들은 또 한 번 야유를 보냈다. 드림은 마무리를 포수 김민식을 내 보냈는데 나눔은 고우석을 마무리로 내보냈다는 항의였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미스터 올스타'를 발표하는 순간 드림팀 선수들은 김민식을 시상대로 밀었다. 김민식도 웃으며 몇 걸음 밀려 나가다 돌아섰다. MVP는 김민식에게 역전 스리런으로 결승타를 기록한 정은원의 몫이었다.
▲ 오승환을 대신해 마운드에 올라 선수와 팬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준 김민식.
이렇게 김민식은 포수의 탈을 쓴 투수로 올스타전에 등판해 의외의 호투, 야유, 양 리그 팬에게 환성과 아쉬움을 동시에 안긴 스리런 피홈런 등 특별한 올스타전 추억을 선수와 팬들에게 선물했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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