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플랜B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다. 그러나 딜레마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삼성은 13연패를 끊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시즌 막판 대반격을 위해선 불펜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삼성 불펜은 24일까지 평균자책점 4.97로 리그 최하위다. 13연패의 원인이었다.
이 과정에서 오승환의 난조가 가장 눈에 띄었다. 경기를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서 블론세이브를 남발하니 임팩트가 클 수밖에 없었다. 패스트볼 구속은 140km대 초반으로 내려왔다. 돌직구는 옛말이며, 세월무상이 떠오른다.
오승환의 7월 성적은 4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18.90. 허삼영 감독도 결단을 내렸다. 24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오승환을 믿고 가는 건 아닌 듯하다. 순서가 바뀔 것 같다. 오늘부터 상황에 따라 하겠다. 경험과 배짱이 중요한데,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겠다”라고 했다.
쉽게 말해 마무리를 교체하겠다는 것이다. 당연한 수순이다. 그렇다면 삼성 불펜에 오승환을 대체할 마무리투수가 있을까. 올 시즌 오승환의 평균자책점 4.05보다 좋은 수치를 갖고 있는 불펜 투수가 거의 없다.
베테랑 우규민이 36경기서 1패1세이브11홀드 평균자책점 1.63으로 돋보인다. 우규민은 LG 시절이던 2007년에 30세이브를 따낸 경험도 있다. 선발, 중간, 마무리를 두루 경험한 베테랑 사이드암. 허 감독의 구체적 언급은 없었지만, 플랜B로 적합해 보인다.
여기서 딜레마에 부딪힌다. 우규민을 마무리로 써버리면, 삼성으로선 경기 중반에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를 잃게 된다. 나머지 불펜 투수들은 ‘고만고만’한 상황. 이 역할을 오승환이 할 수 있으면 좋지만, 장담할 수는 없다. 결국 오승환을 마무리에서 박탈해도, 삼성 불펜의 근본적인 힘의 강화를 기대하기엔 쉽지 않다.
허 감독의 새로운 필승계투조 운용법은 베일에 가렸다. 현실적으로 당일 컨디션과 데이터 등을 감안해 상황에 따른 기용이 예상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확고한 틀이 없는 필승조 운용은 대부분 새드엔딩이었다.
삼성은 오승환이 입단한 2005년 이후 마무리 걱정을 할 일이 거의 없었다. 오승환이 일본과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시절에는 일본, 미국을 두루 경험한 임창용이 절묘하게 복귀, 빈 자리를 메웠다. 임창용의 퇴단 이후 잠시 힘겨운 시절이 있었지만, 우규민이 2019년 15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오승환도 불혹이다. 이런 부진이 일시적이지 않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오승환의 회복을 돕는 건 상당히 중요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오승환을 대체할 젊은 마무리투수 발굴이 시급해 보인다. 우규민도 만 37세. 장기적인 마무리 대안은 아니다.
[오승환(위), 우규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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