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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옛 전성기를 뜻하는 용어 ‘리즈시절’이 거꾸로 영국에 소개됐다.
리즈시절에서 ‘리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축구팀 리즈 유나이티드를 일컫는다. 리즈에서 전성기를 보낸 앨런 스미스(41, 잉글랜드)가 2004년 여름에 리즈를 떠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면서 해당 용어가 만들어졌다.
스미스는 큰 기대를 받고 맨유 유니폼을 입었지만 리즈시절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자 많은 국내 축구팬들이 앨런 스미스의 리즈시절 활약상을 그리워하며 “앨런 스미스 리즈시절 ㄷㄷㄷ”이라는 글을 반복해서 게시했다.
점점 의미가 확장되어 리즈와 관련 없는 선수나 팀에도 ‘리즈시절’이 자연스럽게 붙었다. 이를 테면 “지네딘 지단 리즈시절에는 아무도 막을 수 없었어”, “AC밀란 리즈시절 스쿼드는 그 어떤 팀도 부럽지 않았지”와 같은 형태로 응용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축구를 넘어 일상으로 퍼졌다. 예능 방송에서도 리즈시절이라는 표현과 자막을 자주 썼다. 유명인들의 옛 전성기 모습을 공개할 때면 “○○○ 리즈시절 외모”라는 자막이 달렸다. 누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 일상용어가 됐다.
28일(한국시간) 영국 ‘디 애슬레틱’ 소속 찰리 에클리셰어 기자는 팟캐스트 ‘풋볼 클리셰’에 출연해 동료 기자들에게 한국식 ‘리즈시절’을 설명했다. 에클리셰어 기자는 “한국에서 리즈시절이라는 용어가 자주 쓰인다. 리즈시절의 의미는 인생에서 정점의 시기를 말한다”고 들려줬다.
그러자 듣고 있던 다른 기자는 “샐러드 데이즈(Salad days)?”라고 되물었고, 에클리셰어 기자는 “정확히 그 뜻”이라며 웃었다. 샐러드 데이는 ‘젊고 싱싱했던 옛 시절’ 혹은 ‘철없던 젊은 시절’을 의미한다.
이어서 에클리셰어 기자는 “앨런 스미스가 박지성과 함께 맨유에서 뛸 때 한국 팬들이 ‘리즈시절’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다. 이제는 다른 모든 영역에서도 쓰인다. 세대를 막론하고 다 쓴다. 이처럼 용어가 발전하고 확장되는 모습이 너무 재밌다”고 설명했다.
[사진 = AFPBBnews, 풋볼 클리셰]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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