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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빅보스' 신조 츠요시 니혼햄 파이터스 감독이 일촉즉발의 상황을 막았다. 권위적인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신조 감독의 진심을 느낀 선수도 웃음으로 화답했다.
6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오카사현 교세라돔에 열린 2022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와 오릭스 버팔로스의 맞대결에서 벤치클리어링으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
니혼햄 선발 다나카 에이토가 1회 오릭스의 스기모토 유타로에게 던진 2구째 147km의 포심 패스트볼이 몸에 맞는 볼로 이어졌다. 첫 사구에는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문제는 3회였다.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나카의 7구째 146km의 포심 패스트볼이 또다시 손에서 빠졌고, 스기모토의 왼쪽 어깨 쪽을 강타했다. 두 타석 연속 사구를 맞은 스기모토는 마운드를 향해 걸어가며 매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스기모토가 마운드 방향으로 걸어가자 양 팀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이 쏟아져 나왔다. 1회에도 다나카의 투구에 스기모토가 맞았기 때문에 자칫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때 신조 감독의 대처가 매우 빛났다.
양 팀 선수들이 충돌하기 전에 신조 감독은 두 번이나 투구에 맞은 스기모토를 직접 찾아갔다. 그리고 신조 감독은 무언가 말을 건넸고, 스기모토의 어깨를 토닥이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다행히 신조 감독의 발 빠른 움직임 덕분에 벤치클리어링의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사실 감독이 경기 중에 상대 선수를 찾아가 사과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물론 전혀 없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야구는 '기세'가 중요하기 때문에 사과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되려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신조 감독은 남달랐다.
일본 '닛칸 스포츠'에 따르면 신조 감독은 스기모토에게 "몸 쪽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어쩔 수가 없다. 나쁜 짓을 해버렸다"고 사과했다. 신조 감독이 스기모토를 찾은 이유는 과거의 '전력'도 있었기 때문. 그는 "지난번(7월 19일)에도 다나카가 스기모토를 맞혔다"며 "이건 투수의 기술 문제다. 그래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스기모토가 '괜찮다. 빅 보스다'라고 말을 하더라"고 설명했다.
두 번이나 투구에 맞은 스기모토에게는 웃으면서 사과했지만, 실망스러운 투구를 펼친 다나카는 크게 꾸짖었다. 신조 감독은 "다나카의 템포가 좋지 않았다. 좋은 타자를 상대로는 몸 쪽을 던질 줄 알아야 하는데, 사구를 기록할 정도로 컨트롤이 없다는 것은 좋지 않다"며 "아슬아슬하게 던지는 것은 좋지만, 2번이나 맞히는 것은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신조 감독은 다나카에게 다시 선발 기회를 맡기지는 않을 생각까지 밝혔다. 그는 일본 언론이 '다나카의 다음 선발 기회'를 묻자 "다음은 없지 않을까. 2군에서 단련을 해야 한다"며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니혼햄 파이터스 신조 츠요시 감독. 사진 = AFPBBNEWS]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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