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너 주장 다시 해라'고 했더니 '안 한다'고 하더라"
양의지는 지난 2018시즌이 끝난 뒤 NC 다이노스와 총액 125억원의 '잭팟' 계약을 맺고 새 출발을 알렸다. NC의 투자는 성공적이었다. 양의지는 이적 첫해 20홈런 타율 0.354 OPS 1.012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고, 2020년에는 33홈런 124타점 타율 0.328 OPS 1.003으로 활약하며 NC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양의지의 승승장구는 이어졌다. 지난해에도 30홈런 111타점 타율 0.325 OPS 0.995의 성적을 바탕으로 생애 첫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품었다. 하지만 두 번째 FA를 앞둔 올해는 11홈런 타율 0.249 OPS 0.776로 다소 주춤하다.
운이 너무나도 따르지 않는 상황이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것은 물론, 수비 시프트에 걸리는 상황도 비일비재하다.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팀의 완승을 이끈 뒤 취재진과 만난 양의지 모처럼 활짝 웃었다.
양의지는 '오랜만에 홈런'이라는 말에 "나만 못 치고 있었다. 계속 잘 맞은 타구가 시프트에 잡히곤 했는데, 운이 좋았다"며 "올해 이렇게 안 풀릴 수가 있나 할 정도다. 그래도 후반기 팀 분위기도 좋아지고, 너무 욕심내지 않으면서 만족스럽게 보내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4년 연속 3할 타율, 20홈런 이상을 터뜨리며 탄탄대로를 걷던 양의지에게도 이런 부진은 힘들 수밖에 없다. 그는 솔직하게 "힘들다"고 토로하며 "(타구가) 몇 개만 빠져도 기분이 좋아서 막 할 텐데 잡히는 것이 너무 많다. 올해 유독 심한 것 같지만, 이겨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아끼는 '후배'를 위해 최근 '주장'의 중책을 맡는 결단을 내렸다. 양의지는 "차라리 내가 주장을 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 보고 있으면 한대 쥐어박고 싶다.(웃음) 주장이라는 자리는 야구가 안될 때도 선수들에게 쓴소리도 하고 팀을 위해 악역을 맡아야 한다. (노)진혁이가 처음하고 FA도 물리다 보니, 옆에서 보니 안타깝더라"고 설명했다.
양의지와 마찬가지로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노진혁은 전반기 5홈런 타율 0.243 OPS 0.708로 부진했다. 하지만 주장 완장을 벗은 뒤 12경기에서 타율 0.444(36타수 20안타)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제 코가 석자인 상황에서도 후배를 위한 따뜻한 마음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양의지는 "진혁이가 잘 하길래 '너 주장 다시 해라'고 했더니 '안 한다'고 하더라"고 웃으며 "나는 (FA를) 한 번 해봤다. 내가 나서는 것이 편하다. 우리 팀이 안일한 플레이로 지는 경우가 많았다. 경기할 때는 집중하고 야구는 잘 하고, 다른 면에서는 편하게 해주는 식으로 말을 많이 하고 있다. 경기장 안에서 감독님 대신해줄 수 있는 역할이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NC 다이노스 양의지.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