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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솔직히 말이 안 된다.”
SSG 151억원 에이스 김광현은 환상적인 복귀 시즌을 보낸다. 19경기서 10승2패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했다.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는 상황서 규정이닝을 채우면서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는 게 대단하다.
김광현은 2010년 류현진(당시 한화, 1.82) 이후 12년만의 1점대 평균자책점에 도전 중이다. 지금까지 순항했다. 다만, 최근 3~4경기서 다소 피출루가 많았다. 그럼에도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을 앞세워 좀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분명한 건 시즌 초반 ‘극강모드’는 아니라는 점이다. 평균자책점이 전반기 막판부터 계속 조금씩 올라가는 추세다. 김광현은 이런 현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10일 인천 KT전 직후 1점대 평균자책점 유지를 두고 “솔직히 말이 안 된다. 좌우가 95m”라고 했다.
SSG의 홈구장 인천 SSG랜더스필드는 홈플레이트에서 좌우담장 95m, 중앙담장 120m다. 전형적인 타자친화적 구장. 김광현은 이곳에서 무려 12경기에 등판했음에도 1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킨다. 너무나도 잘 했다.
김광현이 1점대 평균자책점을 신경 쓰지 않는 진정한 이유가 있다. 복귀 직후부터 다른 기록보다 자신의 승수, 궁극적으로 자신이 등판한 경기의 SSG 승률을 중시했다. 실제 김광현은 올 시즌 자신이 승리투수가 될 때마다 팬들에게 일명 ‘역조공’ 이벤트를 한다.
그리고 팀 승률 80%를 얘기했다. 자신의 승리투수 여부를 떠나 자신이 등판할 때 SSG가 승률 8할을 찍어야 에이스로서 제 몫을 했다고 봤다. 실제 올 시즌 김광현이 등판한 19경기서 SSG는 16승1무2패를 기록했다. KBO식 승률 계산에 따르면 88.9%.
김광현은 약속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그는 “점수를 주더라도 팀이 이기면 좋겠다. 선발투수는 팀이 이기기 위해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다. 최소실점으로 막는 게 중요하다. 내심 점수를 안 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1점대 평균자책점 유지는)힘들다. 1점대 평균자책점은 의식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김광현은 올 시즌 변화구 구사율이 부쩍 높아진 것을 두고서도 소신발언을 했다. “솔직히 직구,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25%씩 던지고 싶다. 변화구를 많이 던진다고 하는데 다 다른 구종이다. 몸쪽, 바깥쪽, 낙차까지 다 다르다. 직구를 많이 던져서 홈런을 맞고 점수를 주면 무용지물”이라고 했다.
김광현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보다 변화구 구사율이 높아졌다. 체인지업과 커브의 완성도가 향상됐다. 완급조절의 대가가 됐다. 그는 “어릴 땐 초반부터 세게 던지다가 후반에 힘이 떨어지고 얻어맞았다”라고 했다. 당장 세게 던져서 구속이 더 나오면 팬들의 환호를 받을 수는 있다. 그러나 김광현은 철저히 팀 승리를 위한 투구를 한다. 진정한 에이스다운 자세다.
[김광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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