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이거 야구장 얼차려인가요?
LG 김현수가 삼성 선수들 놀리는 재미에 푹 빠졌다.
지난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 앞서 LG 김현수가 타격 훈련을 하고 있었다. 오후 4시가 되자 삼성 선수들이 야구장에 도착했고 하나둘씩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삼성에는 김현수와 친분이 있는 선수들이 여럿 있다. 그중 오재일과 이원석은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로 절친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오재일과 이원석을 본 김현수는 두 선수에게 다가가 모자를 벗고 "안녕하십니까"라고 큰 소리로 먼저 인사했다. 그리고 이원석과는 주먹 인사로 안부를 물었다. 하지만 선배에 대한 예우는 여기까지였다.
인사를 마친 김현수는 오재일의 타격 장면을 흉내 내며 전날 3타수 3삼진을 당한 오재일의 헛스윙 장면을 연신 따라 했다. 오재일 헛스윙 자세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무릎 꿇기라며 여러 번 재현했다. 이 모습을 본 오재일과 이원석은 웃음보가 터졌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이후 강민호와 박해민까지 합세해 즐거운 대화는 계속됐다.
삼성 선수들은 올 시즌 홈런수가 급등한 김현수의 배트가 궁금했다. 김현수의 배트를 구경하며 타격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뒤늦게 합류한 강민호도 김현수의 배트가 궁금했다. 배트를 보여달라는 강민호의 요청에 주기 싫은 표정을 짓던 김현수가 배트를 주며 갑자기 엎드려뻗쳐 자세를 취했다. 이 모습을 본 강민호는 당황했고 김현수를 밀치며 웃었다. 그만큼 두 사람이 친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장난이었다.
한때 같은 팀에서 뛰었고 지금은 다른 유니폼을 입고 승부를 겨루는 사이지만 그들의 우정은 변치 않은 모습이다.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한 장난이었다.
한편 김현수, 오재일, 이원석은 어느덧 프로 데뷔 15년 이상이 된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베테랑이 되었다. 이들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쌓은 노하우로 팀을 이끌고 위기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어린 선수들은 이런 베테랑들을 보고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다. 베테랑들은 경기에서 보여지는 성적뿐 아니라 더그아웃에서 보이지 않는 역할, 구심점 역할을 해주고 있다.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베테랑의 관록은 결코 무시할 수가 없다는 걸 느낄 수 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든 베테랑들이지만 장난치며 우정을 과시한 김현수, 오재일, 이재원.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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