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지난 해 삼성이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가장 극적이었던 요소 하나를 꼽자면 역시 14승에 토종 투수 평균자책점 1위를 마크한 베테랑 좌완투수 백정현(35)의 호투 행진이 아니었을까.
2007년 삼성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백정현은 지난 해 157⅔이닝을 던져 14승 5패 평균자책점 2.63으로 특급 투수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쳤다.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것도 프로 데뷔 후 처음이었고 157⅔이닝도 커리어 최다 기록이었다.
마침 FA 권리를 행사한 백정현은 삼성과 4년 총액 38억원에 계약하면서 'FA 대박'까지 현실로 만들었다. 그러나 올해 지난 해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7경기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12패 평균자책점 5.87에 그치고 있는 것. 작년에는 157⅔이닝 동안 홈런 15개만 맞았지만 올해는 89이닝을 던지면서 홈런 19개를 허용했다. 직구의 위력이 떨어지고 핀포인트 제구력 역시 흔들렸다.
그런데 최근에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8월 첫 등판이었던 14일 수원 KT전에서 6이닝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백정현은 21일 대구 NC전에서도 5⅓이닝 9피안타 5탈삼진 2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보여주면서 8월 2경기에 평균자책점 1.59로 한결 나아진 모습이다.
그러나 첫 승은 아직도 감감 무소식이다. 막힌 혈을 뚫어야 하는데 이젠 불운까지 겹치고 있다. 백정현은 21일 대구 NC전에서 6회초 노진혁에 헤드샷을 허용하면서 자동 퇴장을 당했다. 충분히 6이닝을 채우고 퀄리티스타트(QS)도 해낼 수 있는 페이스였지만 허무하게 마운드에서 물러나야 했다. 여기에 삼성 타선은 구창모의 호투에 가로 막혀 백정현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1점도 지원해주지 못했다. 삼성은 2-6으로 패했고 고스란히 패전은 백정현의 몫으로 돌아갔다.
백정현은 이로써 개인 13연패로 고개를 숙였다. 역대 개인 최다 연패 기록인 심수창의 18연패에 조금씩 근접하고 있다. 지난 해 마지막 등판이었던 10월 29일 창원 NC전에서 패전을 당할 때만 해도 그가 13연패 수렁에 빠질지 누가 알았을까. 한화 우완투수 장시환도 개인 17연패로 역대 2위에 랭크된 상태. 그러나 보직이 구원투수인 만큼 패전이 쌓이는 속도는 선발보다는 느린 편이다. 그런데 백정현은 8월 들어 호투를 보여주고 있으니 선발로테이션에 뺄 수도 없는 노릇. 결국 동료들이 도와줘야 한다.
[백정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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