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사이타마(일본) 이현호 기자] 골키퍼 이범수(31, 전북 현대)는 승부차기까지 모두 준비를 마쳤다.
전북 현대는 이번 2022시즌을 앞두고 베테랑 골키퍼 이범수를 영입했다. 이범수는 2010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전북에 입단한 바 있다. 프로 첫 5년간 전북에서 백업 골키퍼로 뛰다가 서울 이랜드, 대전 시티즌, 경남FC, 강원FC를 거쳐 8년 만에 다시 전북으로 돌아왔다.
지난 수년간 송범근 단독 체제였던 전북 골키퍼 구성에 이범수가 가세하면서 뒷문이 더욱 단단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범수는 일본 사이타마에서 진행 중인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토너먼트 16강전과 8강전에 모두 선발 출전해 전북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4강 상대는 일본 J리그 인기구단 우라와 레즈다. 4강 하루 전인 24일, 사이타마 스타디움 보조구장에서 기자와 만난 이범수는 “컨디션은 너무 좋다. 16강, 8강에서 연장전까지 했지만 저는 골키퍼여서 체력적인 부담이 없다”고 들려줬다.
이어 “앞서 2경기 모두 승부차기까지 준비했다. 연장전 갈 때마다 승부차기 간다는 마음가짐을 했다. 승부차기를 하지 않고 이겨서 아쉬움도 있고 다행스러움도 있다”고 말했다. 팀이 이겼는데 ‘아쉬움’을 언급한 이범수. 그만큼 승부차기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었다.
이범수는 “승부차기 들어가면 키커보다 골키퍼의 부담이 덜하다. 16강 대구FC전에서 (김)진규가 120분에 골을 넣어 우리가 이겼다. 반대편에서 그 골을 보고 아쉬우면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또한 “4강 우라와전에서 승부차기를 하더라도 자신 있다. 준비를 잘했다”고 덧붙였다.
8강 비셀 고베전 연장 막판에는 이범수의 펀칭이 문선민의 쐐기골로 이어졌다. 그 사이에 상대 수비수의 터치가 있어 이범수의 어시스트로 기록되진 않았다. 이범수는 “제가 펀칭한 공이 상대 선수 앞에 떨어졌다. 큰일 났다 싶었다. 다행히 선민이가 그 공을 뺏더라. (선민이가 골을 넣을 줄 알았으면) 펀칭을 조금 더 길게 할 걸 그랬다. 어시스트가 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ACL 16강, 8강에서 모두 이범수를 선발 출전시킨 건 김상식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승부수였다. 올 시즌 전북이 치른 K리그 27경기 중에서 이범수는 단 2경기에 출전했고, 나머지 25경기는 모두 송범근이 뛰었기 때문이다.
김상식 감독은 “(송)범근이가 부상을 당한 건 아니다. 코칭스태프와 긴 상의 끝에 (이)범수를 선발로 쓰자고 판단했다. 두 골키퍼 모두 잘하고 있지만 현재 컨디션으로는 범수가 적합하겠다고 생각했다. 토너먼트 2경기 모두 잘 막아준 범수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범수는 “경기를 뛰든 안 뛰든 항상 잘 준비했다. 연차가 쌓이다 보니까 그동안 경쟁했던 골키퍼 선후배들의 노하우를 많이 습득했다. 특히 마음가짐, 멘탈 잡는 게 큰 힘이 됐다”며 “평소와 똑같이 준비했는데 제가 선택을 받았다. 오랜만에 경기 뛰니까 처음엔 긴장했지만 준비한 대로 잘 했다”고 돌아봤다.
전북과 우라와의 ACL 4강 단판전은 25일 저녁 7시 30분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다. 이 경기 승자는 동아시아 대표로 결승에 진출한다. ACL 결승전은 내년 2월에 홈 앤드 어웨이로 진행된다. 전북은 2016년 이후 6년 만, 우라와는 2017년 이후 5년 만에 챔피언 등극을 바라본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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