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KIA의 승부수는 통했다. 과정은 아찔했지만.
KIA 마무리투수 정해영(21)이 이번엔 1점차 리드를 사수했다. 정해영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와의 경기에서 KIA가 1-0으로 앞선 8회말 2아웃에 등판했다.
정해영의 입장에서는 전날(24일)에 겪은 악몽을 하루 빨리 탈출해야 했다. 정해영은 24일 고척 키움전에서 KIA가 10-9로 앞선 9회말에 구원투수로 등판했으나 1사 만루 위기에서 전병우에 좌월 2루타를 맞고 10-11 끝내기 패전의 아픔을 겪었다. 복귀전이었으나 결과는 참담했다.
그래도 사령탑은 격려의 한마디를 잊지 않았다. 김종국 KIA 감독은 25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전날 1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정해영의 투구에 대해 "(정)해영이가 몰리는 공은 있었지만 구위는 괜찮았다"라고 격려했다.
팀의 마무리투수를 향한 믿음과 신뢰는 여전했다. 선발투수 이의리가 6이닝 동안 안타 1개만 맞고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투구수가 115개에 달하면서 결국 교체를 택해야 했던 KIA는 김재열~김정빈~윤중현~이준영~박준표로 이어지는 '인해전술'로 LG의 추격을 봉쇄했다. 겨우 1-0 리드를 이어가던 KIA는 승부수를 띄웠다. 8회말 2아웃에 정해영을 마운드에 올려 아웃카운트 4개를 맡기기로 한 것이다.
정해영은 등판하자마자 오지환에 우전 안타를 맞으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로벨 가르시아를 유격수 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종료했다.
9회에도 위기가 닥쳤다. 정해영은 문성주의 타구를 직접 잡으려 했지만 타구는 글러브에 맞고 굴절되면서 3루 방면 내야 안타로 이어졌다. 유강남의 타구는 우익수 앞 안타로 이어져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에 홍창기의 타구도 안타성으로 보였다. 이렇게 또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고 마는 것인가.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좌익수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몸을 날리는 호수비로 아웃을 잡은 것이다. 여기에 미처 귀루하지 못한 2루주자도 아웃되면서 더블 아웃으로 경기는 종료됐다. KIA의 1-0 승리. 아울러 정해영의 시즌 26번째 세이브도 기록됐다.
KIA는 이날 소크라테스의 '끝내기 호수비'와 더불어 7회말 2사 1,2루 위기에 나온 2루수 김선빈의 호수비로 LG의 추격을 잠재울 수 있었다. 이렇게 팀이 하나가 되면 1점만 뽑고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KIA가 증명을 해냈다.
경기 후 정해영은 "또 끝내기인가 생각했는데 소크라테스가 잡아줘서 너무 놀랐고 고마웠다"라면서 "어제 경기를 마치고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오늘 너무 간절한 경기였다. 앞으로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과정도 중요하지만 우선 결과를 먼저 생각하면서 오늘을 계기로 풀릴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서재응 투수코치는 전날 끝내기 패전을 당한 정해영에게 "맞더라도 직구로 맞는 것이 낫다. 네 장점은 직구다"라고 정해영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었고 이날 9회말 위기에서 마운드를 직접 방문한 김종국 감독도 "야수들을 믿고 네가 가장 자신 있는 공을 던져라"고 정해영의 부담을 줄이려 애썼다. 정해영이 이날 1점차 리드를 지킨 것을 계기로 특급 마무리로서 위용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아 정해영과 한승택 포수가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기아-LG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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