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2세다. 프로는 나이가 아닌 실력이라고 하지만, 그 나이에 엄청나게 잘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확실히 떡잎이 남다르다.
SSG 주전 1루수 전의산(22) 얘기다. 전의산은 26일까지 54경기서 188타수 52안타 타율 0.277 11홈런 37타점 30득점 OPS 0.870 득점권타율 0.362. 6월 초 전임 외국인타자의 부진을 틈타 기회를 잡은 뒤 그대로 주전을 꿰찼다.
2020년 2차 1라운드 10순위로 뽑을 정도로 잠재력이 대단했고, 실제 2군과 1군에서 차례로 보여준다. 전의산의 최대강점은 역시 타격이다. SSG를 대표하는 거포라는 수식어를 최정에게서 이어 받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차세대 거포가 아닌, 현실 거포다.
우투수(타율 0.336 9홈런 30타점)에 비해 좌투수(타율 0.171 1홈런 3타점) 생산력이 떨어지긴 한다. 그러나 우투수를 무너뜨리는 역량이 상당하다고 봐야 한다. 전형적인 큰 스윙을 갖고 있지만 컨택 능력도 괜찮다. 무엇보다 연차 대비 변화구 공략 능력이 상당하다.
1군에 자리를 잡은 뒤 물러서지 않는 이유다. 물론 후반기 시작 이후 8월 초까지 극심하게 흔들리긴 했다. 그러나 안 좋은 구간을 길게 가져가지 않으며 빠른 회복 및 조정능력을 보여줬다. 특히 24일 인천 삼성전과 25일 수원 KT전서 잇따라 홈런을 터트렸다.
올 시즌 신인왕은 중고신인들의 레이스로 좁혀진 형국이다. 시즌 중반에 가세해 11개의 홈런을 터트린 전의산도 분명히 경쟁력이 있다. 확실히 SSG는 2020년 최지훈, 2021년 박성한에 이어 올해 전의산을 발굴하며 성적과 함께 미래를 위해 또 한발 나아간 게 큰 의미가 있다.
다만, 연차대비 우수한 타격에 비해 수비에선 최근 아쉬움도 남겼다. 23일 인천 삼성전과 25일 KT전서 잇따라 송구 실책을 범했다. 그것도 거의 유사한 장면이었다. 사실 전의산은 수비력도 준수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송구에선 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의 경우 0-1로 뒤진 5회초 1사 1루서 구자욱의 타구를 잡았다. 먼저 1루를 밟은 뒤 1루 주자를 차분하게 런다운으로 몰아갔다. 이때 2루 커버를 들어온 유격수 박성한에게 송구를 시도했으나 턱 없이 빗나갔다.
KT전의 경우 3-1로 앞선 7회말 무사 1,2루 위기였다. 이번엔 조용호의 타구를 잡자 마자 역시 2루 커버를 들어온 유격수 박성한에게 던졌으나 또 악송구가 됐다. 3-3 동점의 빌미가 된, 결정적 실책이었다. 자신이 6회초에 터트린 투런포가 무용지물이 된 순간이었다.
이 경기를 중계한 KBSN 염경엽 해설위원은 “전의산이 송구에 부담을 갖고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송구를 할 때 손목의 스넵이나 자세가 뭔가 어색했다. 실제 두 악송구 모두 일종의 ‘패대기’를 연상하게 했다. 이와 함께 2루 커버를 들어온 박성한이 전의산에게 확실하게 타깃을 잡아줘야 한다는 얘기도 곁들였다. 1루 주자와 비스듬한 각도로 2루 커버에 들어가면 공을 던지는 선수가 부담스럽다는 의미였다.
이밖에 26일 인천 KT전서도 2-1로 앞선 3회말 2사 2루서 조용호의 타구를 글러브에 넣지 못해 1타점 내야안타로 이어졌다. 실책은 아니었지만,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반면 6회말에는 박병호의 유격수 땅볼에 다리를 찢어 안정적인 포구를 하기도 했다.
전의산에겐 나이와 시간이 또 다른 무기다. 또래의 야수에 비해 훨씬 의미 있는 경험을 쌓고 있고, 실적도 훌륭하다. 다만, 사실상 같은 실책을 최근 두 차례나 범한 건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요즘 1루수비도 상당히 전문성을 요구한다. SSG로서도 기왕이면 전의산이 공수겸장 1루수로 성장하는 게 좋다. 당연히 내부적으로 복기하고 있을 것이다.
[전의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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