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저도 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는 올해도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손에 넣지 못했다. 지난 2017년 이후 5년 연속. 지난 시즌 롯데는 베테랑 선수를 대거 정리했다. 그동안 '큰손'으로 불리던 롯데는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도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성적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시즌임은 분명했다.
하지만 바닥을 치는 성적 속에서도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긍정적인 면만 바라본다면, 젊은 유망주들이 많은 경험을 쌓고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시즌임에는 분명하다. 여러 선수가 존재하지만,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여준 것은 단연 황성빈이다. 올 시즌 롯데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황성빈은 지난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전체 44순위로 롯데의 선택을 받았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황성빈은 올 시즌 100경기에 출전해 93안타 1홈런 61득점 10도루 타율 0.296 OPS 0.713을 기록 중이다. '롯데에는 없던 유형'이라는 극찬을 받을 정도로 엄청난 '임팩트'를 남긴 것은 분명하다.
KBO리그 1군 데뷔 첫 시즌, 이렇게까지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 생각은 하지 못했던 황성빈이다. 그는 "처음 1군에 왔을 때는 몇 타석만 들어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뛰어난 성적을 내고 싶다는 생각만 했었다. 돌아보면 생각했던 것보다는 조금 더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타격적인 면에서는 '롯데에는 없던 유형'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뛰어났다. 그러나 주루 플레이와 수비는 황성빈이 앞으로 개선해야 할 숙제다. 스스로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황성빈은 "올해 1군에서 정말 재밌었지만, 부족한 점도 많이 깨달았다. 마무리캠프를 시작으로 스프링캠프의 목표가 생겼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황성빈은 "수비는 처음보다는 심리적으로 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도 더 잘하고 싶다. 주루 또한 올해 도루 실패가 많았는데, 오프 시즌을 통해 꼭 보완하고 싶다. 올해 수비와 주루에서 실패를 경험했는데, 내년에도 똑같은 모습이라면 올 시즌의 실패가 의미가 없어진다. 김평호, 나경민 코치님과 계속 훈련하고 공부를 해서 달라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완벽한 선수가 없듯 약점도 있지만, 황성빈은 뚜렷한 장점을 바탕으로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치며 '신인왕' 후보로도 손꼽히고 있다. 롯데 선수로 신인왕의 영예에 오른다면 지난 1992년 염종석 이후 30년 만의 수상. 경쟁자로는 '22홀드' 정철원(두산 베어스)와 '16홈런' 김인환(한화 이글스)이 가장 대표적이다. 어신정(어차피 신인왕은 정철원)이라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빠른 발을 이용한 안타 생산 능력, 3할에 근접한 고타율은 황성빈 만의 경쟁력이다.
스스로도 '신인왕'에 대한 욕심은 분명 있다. 황성빈은 "신인왕 욕심은 난다. 안 난다면 거짓말이다. 처음에는 신인왕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 그러나 팬분들의 응원 속에 욕심이 생겼다. 팬들께서 응원해 주시는 것을 실력으로 보답하고 싶다"며 "(신인왕 욕심 때문에) 9월에 치고 올라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신인왕도 분명하지만, 황성빈의 목표는 조금 더 구체적이다. 바로 100안타. 롯데의 잔여 경기는 단 2경기, 황성빈의 100안타까지는 7개가 남았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불가능도 아니다. 그는 "3할 타율보다는 100안타를 더 치고 싶다. 물론 3할도 좋지만, 규정타석에 진입하지 못했다. 때문에 데뷔 첫 시즌 100안타가 더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은 만큼 황성빈은 스스로 설정한 목표를 향해 달려갈 전망. 그는 "올해는 정말 잊을 수 없는 첫 시즌인 것 같다"며 "끝까지 이 악물고 최선을 다해서 뛰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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