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가족' 정일우 "노숙자 연기, '정일우 맞아요?'라고…나름 잘 어울린다 생각"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정일우가 노숙자 연기에 임한 소감을 전했다.

2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고속도로 가족'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이상문 감독, 배우 라미란, 정일우, 김슬기, 백현진이 참석했다.

'고속도로 가족'은 인생은 놀이, 삶은 여행처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살아가는 한 가족이 우연히 한 부부를 만나면서 예기치 못한 사건을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죽여주는 여자', '어른들은 몰라요' 조감독 출신인 이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연출과 각본을 겸한 이 감독은 "'고속도로 가족'을 시작할 때 영화의 문구처럼 삶을 여행처럼 살고 싶었지만 걱정과 두려움이 있었다. 영화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라고 밝혔다.

특히 "라미란과 함께해 영광이다"라고 한 이 감독은 "'미인도'에서 처음 뵀다. 카리스마가 넘쳤다. 해온 작품을 쭉 보면 무슨 상황이든 진짜로 만든다. 각본을 쓸 때부터 라미란을 생각했다.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기적 같았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라미란이 고속도로 가족에게 자꾸 마음이 가는 중고 가구점 사장 영선 역을 맡았다. 정일우는 유랑하듯 살아가는 고속도로 가족의 가장 기우, 김슬기는 고속도로 가족’의 정신적 지주이자 기우의 아내 지숙으로 분했다. 영선의 남편이자 은근한 정이 있는 도환은 백현진이 연기했다.

라미란은 "대본을 받고 흥미로웠다. 무심한 듯 흘러가는 장면 밑에 소용돌이가 치고 있는 느낌을 받아 꼭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흔쾌히 하겠다고 이야기했다"라고 전했다.

"평소 호흡과 잘 맞는 역할이라 편했다. 무언가를 꾸며내지 않아도 돼서 부담 없이 영선이라는 인물로 잠깐 살고 있으면 됐다. 오롯이 작품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라 좋았다"라며 "보는 관객마다 가져가는 공감이 다를 거로 생각한다. 부산국제영화에서 영화를 보고 잡다한 많은 생각을 했다"라고도 말했다.

백현진과 부부 호흡을 맞춘 라미란은 "인사하고 바로 베드 신을 촬영했다. 현장에서 처음 뵀다. 제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다. 처음 만나도 10년 만난 것처럼 대하는데 잘 받아주셔서 불편하지 않게 베드 신을 야릇하게 잘 찍었다"라고 회상했다.

'여장부' 이후 7년 만에 극장가를 찾게된 정일우는 "영화를 하면 일반적이지 않은 역할로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 '고속도로 가족'을 보고 기우가 가진 힘이 굉장히 강하다고 느꼈다. 어렵고 힘들지만 도전해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기우는 저와 굉장히 달라 많이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아픔과 힘듦이 자연스럽게 묻어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기우가 행동하는 이유가 분명히 납득되게 하려고 감독님과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30대 중반이 되고 배우로서 변화를 줘야한다고 생각했다. 그 시기에 기우를 만났다. 저 자신도 많이 변하고 발전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 관객이 '정일우 맞아요?'란 말씀을 해주셨다. 이 작품 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라며 "노숙자 역할이 나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웃어 보였다.

김슬기는 "처음 대본 받고 재밌게 읽었다. 가장 과묵한 역할이다. 지숙은 대사가 별로 없다. 영화에서 그냥 존재해보잔 마음으로 참여했다"라고 각본을 받아든 계기를 전했다.

아울러 "정일우와 감정 연기할 때 서로 존중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만날 때마다 안아주며 부부 케미를 내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딸, 아들 역의 아역 배우들과 자연스러운 호흡을 보여준 김슬기는 "감독님이 배려해주셔서 두 달 전부터 아이들과 자주 만났다. 미리 연습실에서 텐트를 펼쳐 자보기도 하고 아이들과 인사하고 뛰어놀았다. 현장에서 라미란이 아이들과 잘 놀아주셔서 아름답게 보였다. 핸드폰으로 영상도 몰래 찍었다. 나도 조금 더 분발해야겠어서 고민했다"라고 설명했다.

백현진은 "작품 선택 기준 중 하나가 '다름'이다. '고속도로 가족'은 되게 다르단 느낌을 받았다. 배우로서 잘 걸렸다고 생각했다"라고 벅찬 마음을 표했다.

'고속도로 가족'은 오는 11월 2일 개봉한다.

[사진 = CJ CGV]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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