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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사진 = 촛볼행동 페이스북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지난 8월부터 서울 도심에서는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가 주말마다 열리고 있다.
집회 주최자는 표면적으론 조국백서 저자와 운동권 인사 등 재야(在野) 세력. 하지만 실제로는 더불어민주당 조직도 전국적으로 버스를 대절해가며 이 집회에 참가자를 동원해온 정황이 드러났다고 조선닷컴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직의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의 상임본부장이었다. 그리고 그가 집회 공지와 참가 독려 등에 활용하는 텔레그램 ‘1번방’에,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현역 의원 최소 10명과, 전국 각지의 민주당 소속 전현직 시·군·구의원이 최소 수십여명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단체 집회에 민주당 조직이 대절버스 운영
지난달 19일, ‘이심민심’이란 단체의 텔레그램 단체방에 ‘중요공지’가 하나 떴다. “대한민국 정상화를 위한 서울 총집결!!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등 촉구대회!!!” “10월22일 오후5시, 서울 시청역 7번출구 앞 대로에서 진행합니다”라는 내용이었다.
당일 이심민심은 전국 27개 지역에서 대절 버스를 띄워 서울로 참가자를 실어 날랐다. 공지를 올린 지 10분도 안 돼 “탑승 가능한 버스가 공지한 각 지역별로 1대~3대인데, 거의 만차이므로 시간상 오늘까지만 신청을 받는다”는 주최 측의 공지가 다시 올라왔다.
공지가 사실이라면 이날 하루에만 이심민심이 최소 27대, 최대 81대 버스를 대절해 집회 참가자를 서울로 실어나른 것이다.
그런데 공지에 나온 장소에서 열린 집회는 이심민심 주최 집회가 아니었다.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이란 단체가 개최한 ‘정권 퇴진 촛불 문화제’였다. 촛불행동은 대선 직후인 올해 4월 조국백서 저자 김민웅씨를 상임대표로 추대해 출범한 뒤, 8월부터 매주 토요일 촛불집회를 열어온 단체다. 일각에선 이 단체를 ‘시민단체’라고 부른다.
그날 촛불집회에는 경찰 추산 2만명이 참가했다. 이심민심의 버스대절 공지는 29일의 집회를 앞두고도 나왔다.
서울시내 모든 경찰 기동대가 오후 도심에서 열린 집회 질서 유지에 투입됐고, 그날밤 이태원에선 참사가 벌어졌다.
“민주당과 연관 짓지 말라”… 그러나 단톡방엔 전·현직 의원들이
이심민심은 ‘우리를 민주당과 억지 연관을 짓지 말라’는 입장이다.
이심민심이 공개해놓은 조직 소개엔 ‘민주당 대의원·권리당원·일반당원 등 5만명 회원 보유 단체’라고 나온다. “이재명과 함께 진일보하는 민주당으로 변화해 새희망 새시대를 열자”는 슬로건도 내걸었다.
이심민심의 상임대표는 임동현씨다. 그는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 선대위에서 각 영역 시민단체들을 총괄하는 시민소통본부 상임본부장을 맡았던 사람이다.
이심민심은 여러개의 메신저 단체방을 통해 회원들에게 공지사항을 전달하거나 특정 기사에 대한 이른바 ‘화력지원’ 요청을 한다. 화력지원이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댓글을 쓰거나 추천한다는 뜻이다.
이심민심이 운영하는 여러 메신저 단체방 가운데 ‘제1번방(본방)’이란 제목의 1200명 규모 텔레그램 단체방이 있었다.
이 매체가 확인한 결과, 이 대화 참여자 명단에 민주당 소속 전현직 의원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확인된 것만 송영길 전 당 대표를 비롯 현직으로는 박홍근 원내대표, 김남국·김두관·김용민·도종환·문진석·박용진·박주민·윤호중·이수진(동작)·임오경·임종성·장철민·정성호·정청래·진성준 의원과, 최민희·김진애 전 의원 등이었다.
특히 최민희 전 의원은, 주로 ‘일방적인 공지 사항 전달 창구’로 활용된 이 대화방에서 직접 자신의 사진을 올리며 글을 남기기도 했다.
‘제1번방’ 멤버 가운데 한명인 김용민 의원은 지난달 8일 실제로 촛불집회에 참가했고, 단상에 올라 “윤석열 정부를 5년 채우지 못하게 하고 국민의 뜻에 따라 빨리 퇴진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외치기도 했다.
국회의원만이 아니었다.
단톡방엔 조직폭력단 성남마피아파 출신으로 이재명 당 대표를 수행했던 이모씨도 있었다. 또 전직 국회 수석전문위원을 비롯, 민주당 현직 경기도의원과 광명시의원, 대구 동구의원 등 전·현 지방의원들, 민주당 지역위원회 산하 소위원회 위원장들도 참가자 리스트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심민심 “추모집회로 열자”… 이튿날 촛불행동도 “추모집회”
이태원 참사가 벌어지자, ‘대통령 퇴진 요구 집회’를 ‘참사 추모 집회’로 바꿔서 열자고 먼저 제안한 것도 이심민심이었다.
이심민심은 지난달 31일 “11월5일(토)은 이태원 대참사 추모집회로 진행합니다”라는 공지사항을 단톡방에 올렸다.
이심민심이 시위 명칭을 바꾸자 촛불행동도 바로 시위 명칭을 바꿨다. 촛불행동 측은 하루 뒤인 1일 페이스북에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촛불행동 13차 집회는 ‘이태원 참사 추모촛불 집회’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촛불집회의 실제 배후가 민주당이란 의미 아니냐”고 했다.
이런 가운데 촛불집회가 ‘이태원 참사 추모’를 내건 데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이심민심 측은 5일 집회를 취소한다고 했다. 이 단체가 3일 띄운 공지문에는 이렇게 적혔다.
“수구보수언론과 수구보수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이재명 대표님 및 송영길 전 대표님, 민주당과 억지 연관을 지어서 부득이하게 취소한다.”
이에 따라 5일 광화문에서는 이심민심의 버스 동원이 사라진 상태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경찰 추산 참가자 수는 9000명. 이심민심이 가담했던 지난달 22일 집회 인원(2만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였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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