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아야. 아프네요", '이거 꿈 아니죠? 마음껏 좋아해도 되죠?'
3루 베이스를 밟은 송성문이 박재상 코치에게 자신의 머리를 때려달라고 요청했다. 자신도 믿기 힘든 맹활약에 깜짝 놀라며 현실인지 확인하고 싶을 정도였다.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이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SSG 랜더스와의 4차전에 7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6-3 승리에 힘을 보탰다.
첫 타석부터 운이 따랐다. 2회말 1사 2루서 타격한 타구가 홈플레이트 앞에서 크게 튀어 올랐고 전력질주한 송성문이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는 1사 1.2루서 중견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이때 중견수 최지훈의 송구를 2루수 김성현이 포구 실책을 하며 송성문은 3루까지 안착했다. 그리고 박재상 코치의 축하를 받았다. 그런데 잠시 생각에 빠진 송성문이 박재상 코치에게 갑자기 머리를 내밀려 자신을 때려달라고 했다. 박재상 코치가 헬멧을 툭하고 치자 이제서야 현실이라는 걸 확신하며 환하게 웃으며 기뻐했다.
송성문의 방망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5회말 1사 1루에서 우중간 안타를 쳤고, 7회말 1사 1.2루에서는 SSG 박종훈과 11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내며 SSG를 흔들었다.
이렇게 키움 '가을 사나이' 송성문이 한국시리즈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사실 송성문은 포스트시즌만 되면 불꽃 타격으로 팀 승리를 이끄는 '가을 사나이'다. 지난 시즌까지 세 차례 가을야구에서 61타수 26안타 타율 0.426을 기록한 명실상부한 키움의 가을 남자다.
하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은 조금 달랐다.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할대 타율에 허덕이며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한국시리즈가 시작되자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되었다. 1차전에서 5타수 1안타 1득점으로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리더니, 2차전에서 3타수 1안타를 때리며 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그리고 3차전에서는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그리고 4차전에서는 3타수 3안타 2타점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키움 승리를 이끌었다.
키움은 송성문이 웃으면 승리한다. 4차전에서 송성문은 여러 번 웃었다. 정규시즌 통산 타율 0.254 타자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분위기를 타니 무시무시한 타격 페이스로 SSG 마운드를 폭격하고 있다.
한편 송성문은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매 경기 안타를 때려내며 가을야구 마음껏 즐기고 있다. 달콤한 가을 꿈에 취한 송성문은 이 꿈에서 깨어나기 싫다. 과연 송성문의 연속 안타 행진은 5차전에서도 이어지고 오늘도 달콤한 미소를 지을 수 있을까.
[한국시리즈에서 폭발하는 키움 가을 사나이 송성문. 사진 = 유진형 기자 z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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