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2017년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한 팀은 KIA였다. 정규시즌을 1위로 통과한 KIA는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4승 1패로 누르고 'V11'을 달성했다.
당시 KIA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배경에는 결정적인 트레이드도 하나 있었다. 바로 넥센(현 키움)과의 트레이드였다.
우승 기회를 마주한 KIA는 뒷문 불안이라는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선택은 바로 트레이드. KIA는 넥센 마무리투수 김세현을 영입해 뒷문 보강에 성공했고 김세현은 한국시리즈에서 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0.00으로 물샐 틈 없는 투구를 펼쳐 KIA 우승의 주역이 될 수 있었다.
양팀의 거래는 2대2 맞트레이드였다. KIA가 김세현과 유재신을 받아들이고 넥센에 이승호와 손동욱을 보내는 거래였던 것. 트레이드의 키는 역시 김세현과 이승호였다. KIA는 김세현을 영입하기 위해 2017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로 지명한 좌완 유망주 이승호를 대가로 내줘야 했다. '현재'를 위해서라면 '미래'를 과감하게 포기해야 했던 것이다.
5년이 지난 지금, KIA에게 우승을 안겼던 결정적인 트레이드는 이제 키움에게도 우승의 영광을 안겨다 줄지도 모른다.
SSG와 우승 트로피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이어가고 있는 키움은 한국시리즈 1차전을 연장 접전 끝에 7-6으로 승리하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2~3차전을 내리 패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마침 1차전에 이어 4차전 선발투수로 낙점했던 '에이스' 안우진이 손가락 물집으로 인해 등판이 어려워지면서 그야말로 비상등이 켜진 것과 다름 없었다.
키움의 선택은 이승호였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이승호에게 '오프너'의 역할을 바랐지만 의외의 호투가 이어지면서 당초 계획보다 길어진 4이닝을 맡기게 됐고 이승호는 4이닝 동안 안타 1개만 맞고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키움의 숨통을 틔웠다. 키움은 6-3으로 승리하고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균형을 맞췄다. 시리즈의 긴장감이 다시 팽팽해지는 중요한 결과였다.
경기 후 홍원기 감독은 "이승호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라면서 "1회에 실점은 했지만 정타는 아니었고 혼신의 힘을 다해서 4회까지 잘 버티면서 다른 선수들의 투지를 일깨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승호의 호투 비결은 '기본'에 집중한 것이었다. "스트라이크만 던지자는 생각으로 올라갔다"는 이승호는 "눈앞에 있는 타자에게만 최대한 집중했다. 다음 이닝은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 타자만 잡자는 생각이었다"고 마운드에서의 마음가짐이 어땠는지 이야기했다.
과연 키움은 4차전에서의 승리를 계기로 창단 첫 우승이라는 꽃을 피울 수 있을까. 만약 키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다면 결정적인 장면 중 하나로 이승호의 호투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5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트레이드가 이제 진짜 빛을 발할지도 모른다.
[키움 선발투수 이승호가 5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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