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우승 빼고 다 해본 남자와 우승 밖에 안 남은 구단의 만남이다.
LG의 선택은 염경엽이었다. LG는 6일 염경엽 감독과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내용은 3년 총액 21억원. 염경엽 감독은 넥센(현 키움)과 SK(현 SSG)에 이어 감독으로서 세 번째 유니폼을 입었다.
LG의 선택에 의아함을 갖는 시선도 있다. LG가 감독을 교체한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우승을 위해서다. LG는 올해 플레이오프에 직행하고도 한국시리즈 무대 조차 밟지 못했다. 그래서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 등 우승 경력이 있는 감독들이 하마평에 올랐다.
LG는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28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고 그 응어리는 점점 커져만 갔다. 이른바 '우승 청부사'가 절실한 상황.
그런데 염경엽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지휘한 경력이 전무하다. 그럼에도 LG는 왜 염경엽 감독을 선택했을까.
염경엽 감독은 2013년 넥센을 정규시즌 3위로 이끌면서 넥센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2014년에는 한국시리즈 무대에 진출, 삼성 왕조에 도전장을 던지기도 했다. 비록 한국시리즈에서 2승 4패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지만 지금도 히어로즈 역사에 가장 강력한 전력을 갖췄던 시절로 남아 있다. 2015년과 2016년 역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면서 4년의 재임 기간 동안 모두 가을야구 무대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감독으로서는 아니었지만 프런트의 수장으로 우승을 경험했다. SK 단장 시절이던 2018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했던 것. 그리고 2019년에는 SK의 사령탑을 맡아 직접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줄곧 정규시즌 1위를 달렸지만 막판에 순위가 뒤집히는 아픔이 있었고 2020년에는 성적 부진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건강이 악화되면서 중도에 퇴진해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정말 '우승 빼고 다 해봤다'는 표현이 딱 들어 맞는다. 지도자로서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한 그가 LG에서는 어떤 야구 철학으로 팀의 목표에 다가설지 관심을 모은다.
LG 또한 남은 목표가 우승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로 창단 최다 기록을 세우면서 지속적인 강팀을 만들었고 어느 팀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 최고의 뎁스를 구축하는 것 또한 성공했다. 이제 우승이라는 열매만 맺으면 된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팬들이 어떤 경기와 성적을 원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는 염경엽 감독. "염경엽 감독이 구단의 궁극적 목표와 미래 방향성을 추구하기에 적임자라고 판단해 감독으로 선임했다"는 LG. 지도자로서 무관인 감독과 28년 동안 무관이었던 팀의 만남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까.
[염경엽 LG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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