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원주에서 너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키움은 2016년 1차지명 포수 주효상을 과감하게 트레이드 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영리한 두뇌에 장타력을 갖췄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하며 공백기가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주전 이지영을 제외하면 가장 안정적인 포수다.
당장 2023시즌에 이지영 백업으로 기회를 많이 받을 가능성이 있었다. 군 복무 전 이지영-박동원 체제서 어쩔 수 없이 기회를 못 받은 측면도 있었다. 키움 사령탑 출신으로서, 실제로 주효상을 써본 장정석 단장은 KIA에서 포텐셜이 터질 것이라고 믿고 데려갔다.
그러나 키움도 계획이 있다. 지난 9월 신인드래프트서 포수만 5명을 뽑았다. 이들을 무조건 포수로 육성할 계획은 없다. 다양한 포지션에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김건희의 경우 투타겸업 가능성까지 보기로 했다.
그래도 미래 핵심포수로 꼽는 자원은 있다. 2021년 2차 5라운드 42순위 김시앙(21)과 ‘박동원의 선물’ 김동헌(충암고)이다. 고형욱 단장은 작년부터 김시앙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한국시리즈 출전은 불발됐지만, 엔트리에 들어간 건 상징성이 있다. 내부적으로 주효상 이상으로 성장 가능하다고 본다.
김동헌은 올해 청소년대표팀에서 주전포수를 맡았다. 듬직한 체격에 힘 있는 타격을 한다. 공수겸장 포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서 윤영철(KIA)과 안정적인 배터리 호흡을 이루는 모습으로도 눈도장을 받았다.
고형욱 단장은 “지금 시앙이와 동헌이가 원주에서 너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군에서 육성하는 것도 좋지만, 1군에서 경험을 쌓는 게 가장 빠른 육성이다. 내년엔 기회를 주려고 한다. 우리 팀은 방향설정이 돼 있잖아요”라고 했다.
포지션에 관계없이 실링이 높은 선수 위주로 최대한 모으고, 한계를 두지 않고 성장을 유도하려고 한다. 신인지명권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해도 될 정도로 이미 좋은 유망주를 많이 확보한 상태다. 고 단장은 “선수 대 선수 트레이드는 서로 눈 높이가 안 맞다 보니 쉽지 않다. 우수선수를 확보하고 육성해서 전력을 보강하는 체계가 잘 잡혔다”라고 했다.
이지영도 적은 나이가 아니다. 2023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그러나 주효상을 포기해도 될 정도로 충분히 포수를 확보한 상태다. 이제 시간과 효율의 싸움이다. 원주에서 키움 안방의 미래가 자란다.
[김시앙.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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