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 청각장애 아동 100명에게 인공와우 달팽이관 이식 수술 지원하고자 결성
- 공연 수익 모두 수술비에 사용…그동안 13명의 수술 지원하며 선행 이어가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100명을 채우면 해체하는 게 목표입니다."
밴드 이층버스가 해체를 향해 달리고 있다.
최근 서울 중구 마이데일리에서 만난 이층버스 멤버들은 이구동성으로 "공연을 하면 뭉클해지면서 오히려 우리가 감동을 받는다"고 말했다.
기적을 연주하는 밴드 이층버스다.
100명의 청각장애 아동들에게 아름다운 소리를 선물하기 위해 모인 프로젝트 밴드. 김형규 PD를 주축으로 바이올린 제니윤, 보컬 이선호, 건반 이상인, 드럼 박성룡, 베이스 박동혁, 기타 연태희, 퍼커션 이소운, 디렉터 권석홍, 박동준 등으로 구성돼 있다.
2017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13명의 청각장애인에게 인공와우 달팽이관 이식 수술을 지원했다. 리더이자 운전수 김형규 PD는 "꿈은 크게 잡으라고 하지 않느냐. 10명은 너무 적은 것 같고, 1000명은 너무 많은 것 같더라. 100명이면 내가 죽기 전에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층버스는 멤버 전원 내로라하는 실력파들이 아름다운 마음으로 뭉쳐 결성된 밴드다. 김형규 PD도 비투비, 에이핑크, 펜타곤, (여자)아이들 등의 신인 개발은 물론이고 신화, 빅마마, 더원, 쿨 등의 노래를 작곡한 유명한 음악가다.
신인개발팀 시절 김형규 PD가 소속사 연습생들과 봉사활동을 갔다가 청각장애인의 현실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수술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이층버스를 운전하기로 결심했다. 4개월마다 열리는 정기 공연의 수익이 오롯이 청각장애인 수술비 지원에 쓰인다. 이층버스 멤버들 모두 밴드의 선한 취지에 공감해 탑승했다.
베이스 박동혁은 "홈커밍데이라고 잘 치료 받은 친구들이 함께하는 공연이다"며 "보고 있으면 굉장히 먹먹하다. 공연을 하면서도 늘 벅차오르는 감정"이라고 고백했다. 퍼커션 이소운은 "무대 위에서 수화를 하는 순간이 있는데, 그 느낌이 참 뭉클하고 감동적이더라"고 털어놨다.
김형규 PD의 아카데미 학생이었던 이선호는 이층버스의 2대 보컬이다. "선생님께서 '같이 해도 되지 않겠니?'라고 말씀해주셨는데, 밴드의 목표를 듣고 너무나도 당연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더라"고 회상했다.
특히 이선호는 "'내 마음 들리니'란 노래를 마지막 곡으로 하는데, 수어를 하면서 들려드린다"며 "제 수어가 서툴기도 할텐데, 객석의 부모님들께서 눈물 흘리던 모습이 잊혀지질 않는다"고 했다. 건반 이상인도 '내 마음 들리니' 무대를 떠올리며 "눈물을 꾹 참으며 건반을 쳤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100명의 기적을 달성하기 위해 12월에도 정기 공연을 진행할 이층버스다. 박동혁은 "목표 중 하나가 언젠가는 수술 받은 친구들과 다함께 무대 해보는 게 목표"라고 했다. 김형규 PD는 "제일 처음 수술을 받은 친구가 지금은 피아노를 배운다"며 100명의 목표를 달성하면 "'젓가락 행진곡'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편곡해서 다함께 할 수 있는 노래로 만들어 볼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끝으로 박동혁은 "좋은 취지로 시작했지만, 저희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도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저희 공연을 직접 와보시면 정말 재미있을 것"이라면서 환하게 웃었다.
[사진 = 모던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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