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항상 트레이드의 문은 열려있다.”
KIA 장정석 단장은 트레이드와 관련, 수 차례 이 얘기를 했다. 사실 모든 단장이 하는 얘기인데, 장정석 단장이 결과적으로 지난 1년간 가장 잘 지켰다. KIA는 올해 KBO리그에서 시행된 모든 트레이드 중 5건의 주인공이다.
▲장정석 단장 부임 후 KIA 트레이드 일지
2022년 4월23일/한화/IN 김도현(투수)/OUT 이민우(투수), 이진영(외야수)
2022년 4월25일/키움/IN 박동원(포수)/OUT 김태진(내야수), 2023년 신인 2R 지명권, 10억원
2022년 5월9일/SSG/IN 임석진(내야수), 김정빈(투수)/OUT 김민식(포수)
2022년 11월10일/한화/IN 변우혁(내야수)/OUT 한승혁, 장지수(이상 투수)
2022년 11월11일/키움/IN 주효상(포수)/2024년 신인 2R 지명권
트레이드 5건을 통해 드러난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장정석 단장은 정말 지속적으로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살찌우는 방안을 고민해왔고, 성사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그리고 과감했다. 신인지명권과 현금 거래를 그렇게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중요한 건 KIA와 장 단장이 원하는 선수를 받아왔다는 점이다.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미래지향적인 거래를 했다. 실제 박동원을 제외하면 전부 포텐셜이 터지지 않은 선수들이다. 임석진, 변우혁, 주효상 모두 중장거리 타자로 성장 가능성이 있다. 트레이드 손익계산을 당장 내리긴 어렵다.
지난 겨울 253억원을 투자해 FA 나성범과 양현종을 영입한 건, 장 단장의 협상력도 투영됐지만, 궁극적으로 모기업에서 넉넉한 실탄을 받은 게 결정적이었다. 반면 5건의 트레이드는 철저히 장 단장의 능력이다.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선수들이 터지지 못하면 장 단장도 훗날 팬들에게 욕을 먹을 수 있다. 냉정하게 볼 때, 박동원의 잔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4월25일의 빅딜은 실패라고 봐야 한다. 이미 박동원을 영입하면서 많은 출혈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 단장도 그걸 알면서도 지난 겨울부터 박동원에게 러브콜을 보냈다고 봐야 한다. 알고 보면 승부사다.
다만, 훗날 단순히 결과에만 초점을 맞춰 KIA 프런트를 평가하는 건 가혹할 듯하다. 트레이드는 그 자체로 어쩔 수 없이 승자와 패자가 갈린다. 윈-윈이 나올 수도 있지만, 루즈-루즈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팀은 발전하지 않는다. 야구판에 볼거리를 제공하고, 팀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측면에서 장 단장과 KIA 프런트의 공격적인 행보 자체는 박수 받아야 마땅하다.
장 단장은 올 시즌을 돌아보며 “투수력과 수비력에 조금씩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조금 더 순위를 올릴 수 없었다. 공격력은 상위권이니까 투수력과 수비력이 강해져야 한다. 선발과 불펜 모두 조금씩 부상도 있었다”라고 했다. 향후 트레이드 혹은 FA 시장에서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힌트가 되는 발언이다.
[박동원(위), 주효상(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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