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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류준열이 배우 유해진에게 무한 신뢰를 표했다.
15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영화 '올빼미'의 주역 류준열을 만났다.
'올빼미'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담은 스릴러 사극. 인조실록에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 같았다'로 기록된 소현세자의 죽음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했다. 영화 '왕의 남자'(2005) 조감독 출신인 안태진 감독의 첫 상업 장편이기도 하다.
류준열이 주맹증을 가진 침술사 경수로 분해 왕 인조 역의 배우 유해진과 연기 대결했다. 류준열은 동생을 향한 경수의 사랑과 애틋함, 초점은 불분명하지만 굳은 의지가 담긴 눈빛에 더해 강직한 내면까지 능수능란하게 표현했을뿐더러 직접 주맹증 환자들을 만나 조언을 얻었다.
'올빼미'를 처음 접한 뒤 "몰입감이 명확했다"는 류준열은 "부지런하게 준비했다. 촬영 시작하면 대본을 많이 안 본다. 촬영 전에 보고 처음 생각한 답으로 쭉 가려 한다. '올빼미'에선 대본을 보며 수정하고 감독님과 통화도 많이 했다. 다르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라며 기울인 노력을 짚었다.
류준열은 "영화는 공동의 작업이다. 자기 몫을 잘하면 굴러간다"면서도 "연기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부분도 책임감 있게 묻고 따졌다. 소통하며 완성도에 기여했다"라며 "앞만 보고 하다 보니 어느새 영화가 끝나 있었다.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라고도 말했다.
류준열은 간담회에서 "굵은 기둥이 돼 가는 느낌"이라는 유해진의 칭찬에 눈시울을 붉혀 화제가 됐다. '국민 울보'라고 농담하자 "눈에 뭐가 들어갔었나"라고 한 류준열은 "쉽게 눈물을 보이지 않는데 울컥했다. 이번 작품은 마냥 웃으면서 찍지 않았다. 선배도 평소와 조금 다른 느낌으로 함께 하다 보니 마냥 농담하기보다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계절이 가을이어서인가. 기억이 어렴풋이 생각나 울컥했다"라며 "절 잘 아는 친구는 '무슨 일이냐'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유해진과는 영화 '택시운전사'(2017), '봉오동 전투'(2019)에 이어 세 번째 합이다. 연기 인생 처음으로 왕 역할을 소화한 유해진을 놓고 "놀랍진 않았다"고 운을 뗀 류준열은 "무슨 말이냐면 너무 멋지게 해내실 거라는 걸 알았다. 주변에선 '유해진이 왕을 한다고?'라며 물음표가 있었을 거다. 전 처음부터 없었다. 아무렇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유해진 표 인조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며 "관객이 유해진 선배를 새롭게 보게 될 거다. 기쁜 마음으로 함께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주맹증을 가진 경수가 어두운 궁궐을 자유자재로 누비는 장면에 대해선 "제가 가진 편견으로 뛰어다니는 건 불가능해 보였는데 맹인 학교에 '뛰지 마시오'란 팻말이 있다고 해서 충격이었다. 맹인은 익숙한 공간에선 굉장히 능숙하게 생활한다. 맹인 학교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처럼 똑같이 뛰어다닌다고 한다. 실제로 식사할 때도 능숙하게 하더라"라고 했다.
3개월 동안 초점을 흐린 채 촬영에 임해 후유증을 겪기도 했다. 류준열은 "아침에 일어나면 초점 잡는 데 시간이 걸린다"면서 "일어나자마자 물 마시고 화장실에 가도 초점이 안 잡힌 상태다. 병원에서 여쭤봤는데 '초점을 잡으라'고 하더라. 실화다. 초점을 잡으려 애를 써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영화 '외계+인 1부'(2022)와 '올빼미' 개봉, 드라마 '머니게임' 촬영까지 종횡무진하고 있는 류준열은 "뚜렷한 목표를 향해 간다기보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 생각 이상의 결과가 보이는 순간이 많이 있어 스스로 놀란다"며 "상상하지 않은 게 현실이 된 느낌이다. 한 번도 꿈꿔보지 못한 일이 매일 생기고 있고 내일도 생길 것"이라고 전했다.
'올빼미'는 오는 23일 개봉한다.
[사진 = NEW]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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