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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역시 대체불가 씬스틸러다. ‘데시벨’ 정상훈은 코믹한 감초연기부터 극 후반부의 묵직한 질문까지 던지며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데시벨'은 소음이 커지는 순간 폭발하는 특수 폭탄으로 도심을 점거하려는 폭탄 설계자 태석(이종석)과 그의 타깃이 된 전직 해군 부함장 도영(김래원)이 벌이는 사운드 테러 액션 영화다. ‘소음 반응 폭탄’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액션, 몰입감, 긴장감이 러닝타임 내내 몰아친다.
도심 곳곳에서 일어나는 테러가 시종 강렬하게 폭발하는데다 하루라는 시간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인 ‘데시벨’은 정상훈을 통해 중간에 관객의 숨통을 틔여준다.
정상훈은 ‘데시벨’에서 아들과 축구 경기를 관람하다 우연히 사건에 휘말리는 오대오 기자 역을 맡았다. 시간을 지연시켜달라는 도영의 부탁에 옷으로 얼굴을 가리고 경기장에 난입할 때부터 폭소를 자아낸다. 일반 관객이 웃음을 빵빵 터트리는 대목이다. 그는 특유의 재치를 발휘해 도영이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데 도움을 준다.
황인호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김래원이 계속 빠르게 달리기만 하면 속도감을 못느꼈을텐데 옆에서 정상훈이 한템포 쉬어주는 역할을 했었기에 영화의 전개를 스피디하게 느낄 수 있는 것 같다"면서 "마지막 카페 장면도 그렇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정상훈이 제안한 ‘기자’라는 직업은 이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그는 극 후반부에 이르러 “똑같은 상황에 처했더라도 같은 결정을 내렸겠느냐”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 대사는 서로 발뺌하고 책임지지 않으려는 문화가 만연한 한국사회에 던지는 날카로운 물음이다.
황 감독은 "처음에 정상훈 역할을 백수나 경찰로 설정 했는데, 만약 그가 기자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면서 "관객의 입장에서 볼 때 정상훈이 연기한 '오대오'라는 역할은 극에서 계속 질문을 하는 것인데, 관객이 묻는 것을 정상훈이 대신 묻는 역할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랜기간 뮤지컬계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갈고 닦은 정상훈 뮤지컬 ‘스팸어랏’ ‘김종욱찾기’ ‘맨 오브 라만차’에서 관객을 배꼽을 쥐게 만드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이후 영화, 드라마 등에서 씬스틸러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그는 ‘SNL코리아’에선 정상훈만이 할 수 있는 코믹연기로 사랑을 받았다. 그는 주연을 돋보이게 하면서도 극에 입체감을 더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황 감독은 “상대방의 연기를 잘 받아주면서 자기 것을 잘 표현하는 정말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정상훈 배우 외에는 그 역할을 할 배우가 없었다”며 신뢰감을 드러냈다.
이제 정상훈은 ‘데시벨’을 통해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한뼘 더 확장시켰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마인드마크]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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