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통산 3할(0.303)을 자랑하는 외야수가 FA를 신청하지 않았다.
KBO가 16일 공시한 FA 신청자는 총 21명이다. FA 대상자였으나 신청하지 않은 선수들 중에선 KIA 왼손 외야수 고종욱도 있다. 고종욱은 2021시즌을 마치고 SSG에서 방출됐다. KIA에서 테스트를 통해 합격 통보를 받고 새출발했다.
62경기서 타율 0.283 2홈런 14타점 13득점 OPS 0.752를 기록했다. 득점권타율도 0.296으로 괜찮았고, 대타 타율은 0.297. 시즌 막판에는 이창진과 주전 좌익수를 양분하기도 했다. KIA로선 이만하면 연봉 7000만원을 완벽 회수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KIA는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좌익수 무한경쟁 시스템을 도입했다. 김석환~이우성을 거쳐 이창진이 승자가 됐다. 고종욱도 간혹 기회를 얻었으나 어차피 풀타임 주전 좌익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아무래도 수비가 아킬레스건이다. 김종국 감독은 고종욱을 2~3차례 용감하게(?) 좌익수로 내보냈으나 불안감은 어쩔 수 없었다. 빠른 발을 가졌는데도 해결되지 않는 수비불안은 앞으로도 안고가야 한다. 붙박이 주전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철저히 대타 혹은 지명타자로 쓰면 된다.
타격은 명불허전이다. 나성범과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제외한 팀 내 외야수들 중에서 가장 정확한 타격을 했다. 기동력을 앞세워 단타성 타구에 2루까지 가기도 했다. 타선의 흐름이 안 좋을 때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런 고종욱은 올 시즌 후 생애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 KIA에서 좀 더 뛰면서 가치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봐야 한다. 아무래도 FA 시장에선 경쟁력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냉정한 판단을 했다. 나이도 33세로 적은 편은 아니다.
고종욱의 2023시즌이 순탄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연봉은 7000만원에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도, 2023시즌에 올해만큼 기회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상무에서 리드오프와 중심타선을 오간 우투좌타 외야수 최원준이 내년 6월에 전역하고 KIA에 복귀하기 때문이다. 최원준은 붙박이 1군 외야수다. 고종욱의 입지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고종욱이 2023-2024 FA 시장에서 당당하게 자격을 행사하려면 올 시즌보다 줄어들지도 모를 기회서 확실하게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특히 최원준이 돌아오기 전, 시즌 초반에 임팩트를 남겨야 한다. 지명타자로 뛸 수 있는 타자들과의 경쟁이 예고됐다.
[고종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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