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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이쯤 되면 '믿고 보는 조합'이다. 배우 유해진과 배우 류준열이 영화 '올빼미'로 다시 한번 뭉쳐 환상의 시너지를 냈다.
'올빼미'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담은 스릴러 사극이다. 인조실록에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 같았다'로 기록된 소현세자의 죽음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했다. 영화 '왕의 남자'(2005) 조감독 출신인 안태진 감독의 첫 상업 장편이기도 하다.
유해진, 류준열은 '따로 또 같이'의 힘을 발휘했다. 먼저 유해진은 청에 인질로 끌려갔다가 8년 만에 귀국한 소현세자의 갑작스러운 죽음 후 광기에 휩싸이는 인조를 밀도 높게 표현했다. 왕 역할은 연기 인생 25년 만에 처음이지만 그간의 경험을 적극 살렸다. "연극에서 했던 연기를 떠올리며 했다"고 밝힌 유해진의 말처럼 생동감이 주는 힘이 실로 대단하다. 눈이나 입 근처 근육이 마비돼 얼굴이 비뚤어지는 구안와사까지 특수분장 없이 직접 소화했다.
류준열은 대선배 유해진에게도 물러섬이 없었다. 착실한 준비와 책임감의 결과일까. 배우로서 다소 까다로울 수 있는 경수를 맛깔나게 살렸다. 빼어난 침술 실력을 인정받고 궁에 입성하는 경수는 밤에만 희미하게 볼 수 있는 주맹증을 앓고 있다. 소현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뒤 진실을 알리려 고군분투하나 배후의 음모가 드러나며 큰 위기에 봉착한다. 주맹증 환자에게 조언을 얻은 류준열은 예사롭지 않은 맹인 연기를 보여준다. 올곧은 절개와 강직한 내면까지 능수능란하게 표현했다.
영화 '택시운전사'(2017), '봉오동 전투'(2019)에 이어 유해진, 류준열의 세 번째 만남이 성사됐다. '올빼미'에서는 한결 깊어진 두 사람의 호흡을 확인할 수 있다. 유해진은 "류준열은 갈수록 섬세해진다. 표현하기 쉽지 않은 역할인데 하나하나 디테일을 신경 썼다", 류준열은 "관객들이 유해진을 새롭게 보게 될 거다. 기쁜 마음으로 함께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올빼미'는 23일 개봉한다.
[사진 = NEW]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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