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도하(카타르) 이현호 기자] “Queremos Cerveza!(맥주를 달라!)”
20일 오후 7시(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 바이트 스타디움에서 개최국 카타르와 남미 다크호스 에콰도르의 개막전이 열렸다. 경기 시작 한참 전부터 에콰도르 원정팬들은 노란색 유니폼을 맞춰 입고 큰 소리로 응원가를 불렀다.
에콰도르가 압도한 경기다. 전반 16분에 에네르 발렌시아가 페널티킥(PK)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31분에는 발렌시아가 헤더슛으로 추가골을 넣어 2-0으로 앞서갔다. 카타르의 추격 의지가 없었기 때문에 에콰도르의 승리가 확실해 보였다.
승리를 예감한 에콰도르 팬들은 전반전이 끝나갈 무렵부터 “Queremos Cerveza! Queremos Cerveza!”라고 소리질렀다. ‘우리에게 맥주를 달라’는 의미였다. 월드컵 기간 내 경기장 근처에서 맥주 판매를 금지한 FIFA의 조치를 저격하는 떼창 응원이었다.
이번 월드컵은 역사상 처음으로 중동 지역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다. 중동은 이슬람 문화권이 지배적인 곳. 제한 사항이 많다. 경기장 내 맥주 판매 금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당초 지정된 장소와 시간에서 맥주를 팔 계획이었으나, 개막을 이틀 앞둔 18일에 해당 정책을 폐지했다. 경기장에서 맥주를 판매하는 것도, 구매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 문제가 나오자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19일 기자회견에서 “하루에 3시간 정도 술을 마시지 않아도 사는 데 지장이 없다. 카타르 월드컵은 하루에 최대 4경기가 열린다. 이번 대회의 특성을 고려해 맥주 금지 조치를 내렸다”면서 “프랑스, 스페인, 스코틀랜드 등도 경기장 내 술 판매를 금지했다”고 주장했다.
FIFA 월드컵 공식 후원사 중에 주류업체 ‘버드와이저’가 있다. 스폰서 입장에서는 황당한 조치다. 인판티노 회장은 “버드와이저 기업에는 반갑지 않은 소식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정책은 카타르 정부와 FIFA가 함께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팬들의 반발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이현호 기자]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