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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무소속 의원 블로그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더불어민주당 출신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9일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의 ‘계륵’”이라며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을 사랑하는가? 사랑한다면 떠나라”고 했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는 사이 국회 과반 의석을 가진 야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양 의원은 작년 7월 보좌진의 성추문 문제가 불거져 민주당을 탈당한 뒤 복당을 신청했다가,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강행에 반대하며 복당 신청을 철회한 바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재명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대표실 정무실장을 특가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정 실장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 등으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도 함께 기소했다. 대장동 사업의 최종 결정권자이자, 민간사업자들의 보통주 중 24.5%의 지분권자로 지목된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양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취임 100일, ‘이재명 리스크’를 어찌할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두고 “지금의 상황은 유무죄와 상관없는 ‘이재명 리스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양 의원은 “첫째, 당대표의 메시지에 힘이 전혀 실리지 않는다”며 “최고위원들의 메시지도 ‘호위무사’니 ‘충성 경쟁’이니 희화화된다”고 했다.
또 “미래 아젠다를 이끌 수가 없다”며 “민주당은 과반이 넘는 의석을 가진 만큼 충분히 수권 능력을 보여줄 수 있었는데, ‘이재명 리스크’ 대응하느라 다른 데는 큰 신경을 못 썼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이에 대한 근거로 반도체 특별법안(일병 K-칩스법)을 예로 들었다. K-칩스법이 지난 8월 발의되었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4개월 넘게 국회에 발이 묶여있다.
양 의원이 국민의힘 반도체특별위 위원장 자격으로 지난 8월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의 취지는 반도체 경쟁국과 비슷한 수준의 행정·세제 지원을 해주자는 것이다. 공장 인허가 간소화, 수도권 대학 반도체 학과 증원, 시설 투자액 20% 세액공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야당은 “대기업 특혜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법안 통과 전제 조건으로 민주당이 추진하는 풍력발전법 처리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사이 미국, 일본, 유럽 등 반도체 경쟁국들은 의회가 앞장서 반도체 산업에 대한 대규모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다.
양 의원은 “민주당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결코 패배할 수 없는 싸움 중”이라며 “당대표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투쟁 중인데, 어찌 물러설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과 탄핵소추안도 참사에 관한 국민 분노를 대변한다기보다 ‘우리 당대표 건드리지 마라’라는 뜻으로 읽히고 있지 않은가?”라고 했다.
그는 이 대표의 자진 사퇴를 주장했다. 양 의원은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을 사랑하는가? 사랑한다면 떠나라”며 “그리고 떳떳해져 돌아와라”고 했다. 이 대표가 당 대표직을 내려놓고 검찰 소환 조사에서 자신의 무고함을 밝힌 뒤 다시 당에 복귀하는 것이 당 전체를 위한 길이라고 조언한 것이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검찰이 정 장을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긴데 대해 물증이 없는 이른바 ‘카더라 기소’라며 “강력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검찰이 (정 실장을 상대로) 제기한 혐의들은 하나같이 전언을 기반으로 한 것이며, 물증 역시 하나도 없다”며 “전해 들은 말만으로 죄를 만들어낸 ‘카더라 기소’라니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기괴한 기소”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결국 정진상 실장 기소의 최종 목적은 이재명 대표”라며 “윤석열 검찰이 제1야당을 이끄는 이재명 대표를 무너뜨리겠다는 검은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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