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오윤주 기자] '왜 오수재인가'·'치얼업'·'슈룹'까지. 올해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배우 배인혁이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인혁은 SBS 월화드라마 '치얼업'(극본 차해원 연출 한태섭 오준혁) 종영을 하루 앞두고 "결국 마무리하긴 했다"며 후련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동안 다뤄진 적 없던 대학교 응원단을 소재로 한 '치얼업'은 50년 전통의 연희대학교 응원단을 배경으로 한다. 찬란한 역사를 뒤로 하고 망해가는 응원단에 모인 청춘들의 로맨스, 미스터리 사건들이 이야기의 중심이다. 배인혁은 응원단 테이아의 단장 박정우 역이었다.
"체력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너무 힘들었어요. 제가 이끌어가는 이야기가 많아서 부담이 있다 보니 다른 작품에 비해 무게감이 컸죠. 또 응원단 춤이 힘들 줄은 알았지만, 해보니 생각보다 더 힘들고 반복 연습이 필요하더라고요. 지치고 예민해질 때도 있었어요. 다친 친구들도 많았는데 서로 으?X으?X하며 연습하는 모습이 찡하면서 멋있었어요."
'왜 오수재인가'를 촬영 중이던 지난해 12월, 배인혁은 다른 배우들보다 먼저 춤을 배우기 시작했다. 춤 연습으로 시작한 2022년은 SBS '왜 오수재인가', '치얼업', 영화 '동감'으로 이어지며 정신없이 지나갔다. 여기다 케이블채널 tvN '슈룹'에 세자로 특별출연한 것이 화제에 오르기까지. 그야말로 '저세상' 스케줄을 소화한 배인혁이다.
"찍을 때는 솔직히 진짜 힘들었어요. 지난해부터 1년 반, 2년을 거의 못 쉬었어요. 지금 처음으로 길게 쉬고 있는데 어떻게 쉬어야 할지도 모르겠던데요.(웃음) 잠도 차에서 이동 시간에 자고, 씻는 것도 SBS 직원 샤워실에서 씻으니 '내가 지금 노숙을 하는 건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욕심이 많은 성격 탓이라고 했다. 배인혁은 올해 이렇게까지 바쁠 줄은 몰랐다면서도 "하고 싶은 일이라면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당연히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몸과 마음이 편하면 그건 취미다. 그래서 열심히 달렸다"고 얘기했다.
배인혁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슈룹' 속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세자 역으로 특별출연했다. 예상보다 뜨거웠던 반응에 "깜짝 놀랐다"는 그는 "시대물이고 해보지 않은 캐릭터라 낯설었다. 큰 성장과 배움이 있었다"고 돌이켰다.
"'슈룹'에 짧게 나왔는데도 저도 깜짝 놀란 반응이었고 신기했어요. 한 신을 찍더라도 역할에 충실하고 보는 사람들이 받아들이면 맡은 역이 크지 않아도 임팩트가 세다는 걸 느꼈죠. 짧아도 그 안에서 보여줄 걸 다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늘 주인공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거든요. 이번에 그런 생각이 조금은 꺾인 것 같아요."
호흡을 맞췄던 김혜수에게 감사한 마음도 보냈다. "촬영장에 갈 때마다 긴장을 정말 많이 했어요. 김혜수 선배님은 저도 배우를 꿈꾸며 너무 존경하고 멋있게 본 선배님인데, 잘 녹아들 수 있게끔 편하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자신감 있게 하고 싶은 거 다 해보라'고 해주신 한마디가 저에게 큰 힘이 됐어요."
데뷔 4년 차인 배인혁의 출연작은 15편, 주연작은 무려 9편에 달한다. 라이징 스타라는 수식어에 아직은 과분하다며 민망한 듯 웃음을 터뜨린다.
배인혁은 스스로를 "계단식으로 차근차근 성장한 게 아니라 점프하는 느낌으로 지나왔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생길 수밖에 없는 부족함이 있다"고 솔직하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빈 부분을 채우기 위해 새로운 걸 시도하고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다는 노력을 덧붙였다.
"제가 한 연기에 대해서는 항상 후회와 아쉬움이 가득해요. 남이 봤을 때 100% 완성된 결과물이라 해도 본인 입장에서는 다시 해보고 싶고 시간이 지난 내가 다시 표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죠. 다음에는 액션도 해보고 싶고, 성숙한 어른 캐릭터도 연기해보고 싶어요. 2023년 계획은…없어요. 계획을 짜면 항상 틀어지더라고요."
[사진 = 유유컴퍼니 제공]
오윤주 기자 sop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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