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하이키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나는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 고개를 들고 버틸게 끝까지."

걸그룹 하이키(H1-KEY, 서이, 리이나, 휘서, 옐)가 데뷔 1주년인 5일 첫 미니앨범 '로즈 블로썸(Rose Blossom)'을 내고 컴백한다.

컴백 전, 서울 중구 수표동 마이데일리에서 만난 하이키는 새 타이틀곡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Rose Blossom)가 "어떤 어려움이든지 이겨내고 나아가는 과정을 아름답게 그려낸 곡"이라며 "현대인들이 각자의 아픔이나 힘든 일을 희망차게 헤쳐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5일 데뷔한 하이키는 '건강한 아름다움'을 표방한 걸그룹이다. 1년간 발표한 '애슬레틱 걸(ATHLETIC GIRL)', '런(RUN)' 등의 노래는 시각적으로도 '건강함'을 내세우며 하이키의 정체성을 또렷하게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는 제목부터 감성적인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란 노래를 들고 나오며, '내면' 즉 '마음'의 건강까지 챙겨준 하이키인 것이다. 인터뷰에서 하이키가 "고난과 역경, 아픔이 있어 우리가 비상(飛上)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로즈 블로썸' 앨범이 흥미로운 건, 첫 곡 '링 디 알람(Ring the Alarm)'부터 타이틀곡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를 거쳐 '크라운 쥬얼(Crown Jewel)'(Feat. Tachaya), '유 아 마이 키(You Are My Key)'(for M1-KEY), '드림 트립(Dream Trip)'에 이르기까지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마치고 다시 잠이 들기까지, 한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멤버 옐은 "새 앨범은 주제에 맞게 트랙 순서를 정했다"며 "하루를 알차게 열심히 살아가보자는 주제"라고 밝혔는데, 첫곡부터 앨범을 차근차근 듣고 있으면 마치 하이키와 하루를 함께하는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직접 만난 하이키에게선 실제로도 '건강한 그룹'이란 인상이 강했다. 2000년생 리더 서이를 다른 멤버들은 언니처럼 따랐고, 2004년생 막내 옐이 한마디 한마디 이어나가면 언니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경청하며 귀여워했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 하이키 멤버들의 건강한 에너지의 비결은 이렇듯 한 가족처럼 서로를 신뢰하고 의지하는 데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생각들 정도였다.

"멤버들이 다같이 노는 걸 좋아해요. 산책하는 것도 좋아하고, 숙소에 모여서 영화도 함께 보고요. 눈을 떠서 감을 때가지 같이 있는 것 같아요."

연습생 생활만 무려 9년을 한 휘서를 비롯해 멤버들 모두 각기 다른 소속사를 거치고 긴 연습생 기간을 보내왔으나, 하이키가 건강한 마음으로 노래하는 건 그토록 바라왔던 꿈이 네 사람 모두 '가수'였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때 엄마랑 TV 음악프로그램을 보면서부터 '나도 저런 무대에서 빛나고 싶다'고 바랐다는 서이, 데뷔까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도리어 '난 이거 아니면 안되겠다'는 마음만 확고해졌다는 리이나, 연예계 출신인 부모님을 보고 자라며 '당연히 난 가수가 되고 싶어'라고 생각했다는 휘서, 어린 시절부터 무용 신동이었으나 우연히 들은 힙합 수업 1시간에 '짜릿해'란 희열과 함께 인생의 경로를 바꾼 옐까지, 멤버들이 내디딘 한 걸음이 긴 여정을 거쳐 지금의 하이키로 비상(飛上)한 것이다.

이번 활동을 위해 앞머리를 가지런히 '일(一)자'로 자른 리더 서이는 '하이키도 '사랑'을 주제로 노래하고 싶지는 않느냐?' 묻자 "하이키의 특색은 건강함과 당당함을 얘기하는 것"이라면서 "하이키만의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저희의 이야기를 확고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하며 커다란 눈동자를 빛냈다.

'가수'를 꿈꾸며 저 먼 곳부터 걸어오더니 결국 '하이키'로 만난 서이, 리이나, 휘서, 옐, 네 사람이 힘차게 달려 장미를 들고 벽을 박차며 하늘 높이 뛰어오른다.

"10년 후의 저희들이요? 우리, 10주년 기념 월드투어 한번 돌까요?"

앞으로 10년 동안 날아라, 하이키. 거침없이, 하이키.

[사진 = GLG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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