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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국회의원 인스타그램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대통령실은 21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나경원 전 의원의 사과와 관련해 "독이 든 사과"란 반응을 보였다.
TV조선에 따르면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TV조선에 '개인 의견'을 전제로 "전당대회에 출마할 생각을 갖고 사과한다는데, 순수하고 진정한 사과로 보이기 어렵지 않겠느냐"며 "여전히 뭔가 '거래'를 하려는 듯한 '독이 든(담긴) 사과'로 보인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6박 8일간의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을 마치고 이날 오전 귀국한 가운데, 순방 기간 내내 나 전 의원과 관련한 국내 정치권의 공방이 발목을 잡은 것을 놓고 대통령실 내부 기류가 여전히 강경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UAE와 스위스 순방 당시 현지에서 만난 대통령실 관계자들 다수는 나 전 의원과 관련한 국내 현안을 묻는 질문에 "그 건은 이제 그만 언급했으면 좋겠다"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300억 달러 투자 유치' 등 적지 않은 순방 성과를 냈는데, 나 전 의원을 둘러싼 논란으로 인해 그 효과가 반감됐다는 관측도 이어졌다.
나 전 의원이 윤 대통령 부부가 대선 전후 방문했던 충북 구인사와 대구 동화사 등 사찰을 잇따라 찾은 행보도 불쾌한 여권 기류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됐다.
한 여권관계자는 "나 전 의원이 대통령의 방문지만 골라서 다니는데, 이러다 마지막에 대구 서문시장에 가서 당 대표 출마선언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7일 SNS에 자신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해임에 대해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며 "그러기에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해 대통령실과 여권 내부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은 같은 날 이례적 입장문을 내고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며 "국익을 위해 분초를 아껴가며 경제외교 활동을 하고 있는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결국 지난 20일 나 전 의원이 "대통령 본의가 아닐 것이라 말한 것은 불찰"이라며 윤 대통령에게 정식 사과를 했지만, 나 전 의원 측은 '출마와 관련된 입장 변화는 전혀 없다'며 여전히 출마 가능성을 유지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나 전 의원이) 출마를 하든 하지 않든 이제 신경쓰지 않는다"며 "앞으론 아무런 의미 부여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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