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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국회의원 블로그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입술을 깨물며'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전격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향후 언론인들과의 접촉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출마여부를 놓고 고심하던 기간 취재 불응·불편이 거듭돼 '마음의 빚'이 있다는 취지다. 동시에 친윤(親윤석열)계 실세그룹을 에둘러 비판하는 메시지도 내 눈길을 끌었다.
디지털타임스에 따르면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출마 준비를 도왔던 김민수 전 성남 분당을 당협위원장을 통해 전한 '기자님들께 드리는 서신'에서 "저의 고심이 길어짐으로 인해 기자님들의 수고를 더했다. 차가운 날씨에 '뻗치기'를 했던 마크맨들, (대구)동화사까지 먼 길 취재오셨던 기자님들…죄송한 마음이 많았지만 표현 한번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수많은 취재와 인터뷰 요청에 제대로 된 응대를 하지 못했던 것도 마음에 걸린다. 어제 제 (불출마)결심은 오직 당이 잘 됐으면 하는 충정에서 비롯한 것"이라며 "이번에 맺은 인연, 그리고 감사한 마음 깊이 간직하겠다. 조만간 기자님들과 따뜻한 식사와 정담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연락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의힘이 국민들께 진정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정당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매서운 비판'과 '애정어린 고언(苦言·쓴소리)을 부탁드린다"고 글을 맺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전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한번도 숨지 않았고,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 싸운 저에게 오늘 이 정치 현실은 무척 낯설다"며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그는 "질서정연한 무기력함보단 무질서한 생명력이 필요하다"며 "제가 출마하는 것이 (친윤계에서 공격하는) '분열의 프레임'으로 작동하고 극도로 혼란하고 안 좋은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솔로몬 재판의 (아이를 반으로 나눠 가질 수 없다며 양육권을 포기한) '진짜 엄마'와 같은 심정으로 그만둔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거듭해서 자신을 공개 겨냥한 뒤, 친윤 실세 장제원 의원과 '김장연대'를 이룬 김기현 의원으로 친윤계 쏠림이 두드러지고, 초선의원 50인 성명 등 원내에서 이례적 집단행동마저 표출된 것을 비판한 셈이다. 또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 대신 "영원한 당원'의 사명"을 강조, "정통 보수정당의 명예를 지켜내겠다"고 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김기현·안철수 의원과의 연대설도 일축하고 독자적인 당심(黨心) 피력 중이다. 전날 불출마 선언문을 페이스북에 게재하면서 야당 원내대표 시절 문재인 대통령을 북한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으로 빗대어 비판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조국 법무장관(후보자) 사퇴' 장외집회 연설, 윤 대통령 지지를 적극호소한 3·9 대선 피날레 유세 영상 등을 덧붙였다. 옛 탈당파·무소속 당선 후 복귀 인사들이 주축이 된 반(反)나경원 진영의 '반윤(反尹) 낙인'을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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