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응원 집회 참가자들은 28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이재명을 지키는 게 민주당을 지키는 것" "우리가 이재명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YTN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28일 서초동은 또다시 둘로 갈라졌다. 이 대표는 성남시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관련 배임·수뢰 의혹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20분쯤 서울중앙지검에 나타났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중앙지검 주변에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조국 수호’와 ‘조국 구속’으로 나뉘었던 2019년 가을의 모습이 재현됐다. 그때보다 집회 참가자 수는 적었지만, 조롱과 욕설이 난무한 양측의 대립은 더 사나워졌다.
민주시민촛불연대·지킴이전국시민연대 등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 8시 30분쯤부터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이 대표 응원 집회를 열었다. 대한민국애국순찰팀·자유대한호국단 등 보수단체는 맞은편 대검 정문 앞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다.
양측이 사전에 신고한 집회 인원은 각각 2000명, 2560명으로 비등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조작검찰 박살 내자’ ‘이재명은 죄가 없다’ 등의 손팻말을 들었고, 보수단체 회원들은 ‘성남시장 이재명 구속하라’ ‘대장동 수괴 이재명 체포하라’ 등의 현수막으로 맞섰다.
파란색 풍선을 손에 든 이 대표 응원 집회 참가자들은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해 표적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용인에서 온 최모(62)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부족하니 유능한 이재명 대표를 죽이고자 하는 표적 수사”라며 “정치검찰을 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이모(34)씨는 “김건희(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를 지키기 위한 억지 수사”라고 비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을 본뜬 조각상을 발로 차거나 침을 뱉으며 “구속될 사람은 이재명이 아니라 윤석열과 김건희”라고 외치기도 했다.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YTN 방송화면 캡처반면, 보수단체 집회에 참여한 황정수(77·서울 영등포구)씨는 “대장동의 몸통은 이재명인데 계속 꼬리만 자르려고 한다”며 “국민으로서 진실을 알고 싶어서 나왔다. 국민은 이제 안 속는다”고 말했다.
김재현(76·서울 서초구)씨는 “이재명 지지자들에 검찰에 프레임을 씌워서 선동하고 있다. 범법자가 또 국회를 장악해 나라를 망치는 꼴을 보고만 있을 순 없다”고 했고, 전구환(81·서울 용산구)씨는 “이재명의 잔당들이 다 물러나야 국가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경찰이 설치한 철제 울타리를 잡고 서서 반포대로 건너 맞은 편에 선 상대방에게 “X 팔린 줄 알아라” “죽어라” “돈 얼마 받고 왔냐” 등 험한 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경찰은 양측의 물리적 충돌을 막고 인파를 관리하기 위해 기동대 27개 중대 2500여명을 투입했다.
경찰은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사이 반포대로 양방향 2개 차로를 통제하는 한편, 임시 보행로를 설치해 인파가 몰릴 경우 한쪽 방향 통행을 제한했다.
이곳을 지나는 일반 시민들은 “여기가 이태원이냐” “숨 막혀 죽겠다” 등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영하 10도 안팎의 추운 날씨 탓인지 이날 집회 참가자 수는 신고 인원보다 적은 이 대표 지지자 측 1000여명, 보수단체 100여명(경찰 추산)에 그쳤다.
집회 분위기는 이날 오전 10시 19분 이재명 대표가 탄 차량이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 도착했을 때 절정에 달했다.
차량에서 잠시 내린 이 대표는 기다리던 민주당 국회의원, 당직자들과 악수를 한 뒤 단상 위에 올라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와”하는 탄성과 함께 “대표님 힘내십시오” “우리가 이깁니다”라고 외쳤다.
맞은편 보수단체 쪽에선 “이재명을 구속하라”는 구호가 터져 나왔다.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한 뒤부터는 양쪽 모두 인원 수가 줄면서 현재는 일부만 남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 응원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충북 청주시에서 올라왔다는 30대 여성은 “날이 추워서 몸 좀 녹이고 오려고 한다. 재충전하고 와서 이 대표가 나오는 모습까지 보고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