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미성년자 '고딩엄빠'='문제없음'? 방심위 "이게 문제면 '춘향전'도 부도덕" [MD이슈]

[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미성년자와 성인 간의 관계 미화로 비판받은 '고딩엄빠2'에 대해 '문제 없음'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 31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심의소위원회 회의에서 지난해 11월 22일과 12월 6일 '고딩엄빠2' 방송분에 대해 '문제 없음'을 의결했다.

지난해 11월 22일 방송분에는 18세 여성이 10세 연상의 남성과 만나 임신하고 서울 미혼모 센터에서 홀로 아이를 출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12월 6일 방송분에서는 19세 여성이 11세 연상 남성과 교제하고 임신 후 출산한 뒤 산후 우울증을 겪는 모습이 담겼다.

방송 이후 '고딩엄빠2' 시청자 게시판을 비롯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성인과 미성년자 간의 교제·임신·출산을 미화했다고 비판하는 글이 쇄도했다. 특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인의 그루밍 성범죄를 조장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하지만 이날 방심위 심의위원 5명 중 3명이 '문제없음'을 결정했다. 이들은 "이게 문제라고 한다면 '춘향전'이나 '로미오와 줄리엣'도 다 부도덕한 게 된다. 책임을 갖고 애를 낳는다고 하면 칭찬해줘야 한다", "사례를 재구성한 내용을 '그루밍 성범죄'로 보긴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일부는 "프로그램 자체가 10대 미혼모를 다루는데, 불건전한 남녀관계를 오락적으로 보여주는 건 문제"라는 의견을 냈다.

방심위의 '문제 없음' 의결에 네티즌들은 "방송의 영향력, 파급력이 얼마나 큰데 저런 결정을 내리나", "잣대는 들이밀기 나름인가보다", "보고 배울까봐 무서운데", "'로미오와 줄리엣', '춘향전' 시대적 배경이 현대냐. 그리고 그 인물들이 한 명은 성인, 다른 한 명은 미성년자 아니잖아요. 이몽룡과 춘향이는 또래임", "고전문학과 현실을 같은 선상에서 보는 게 말이 되나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고딩엄빠' 제작진은 지난달 18일 시즌3를 시작하기 전 "프로그램을 향한 부정적 시선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보다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보완·개선해 나가겠다. 시즌3를 통해 청소년 임신·출산 미화가 아닌, 청소년의 혼전임신에는 냉혹한 자기희생과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보다 명료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 = '고딩엄빠2' 공식 포스터]

박서연 기자 lichts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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