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인간이 돼라’는 말이 있다. 기자도 어릴 때부터 “공부 못해도 되니 인간이 돼야 한다”라는 말을 부모님과 선생님들에게 수 없이 들었다. 그 말에 너무나도 충실했다. 공부를 진짜 별로 못했다. 그러나 비인간적이라고 욕 먹은 적은 거의 없었다.
많은 돈을 버는 프로스포츠 선수도 마찬가지다. 야구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인간이 돼야 한다. 인간으로서, 사회에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 순간 신뢰는 무너진다. 물론 죽을 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한~두 차례의 선 넘는 행위는 용서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용서도 명백한 피해자의 동의, 혹은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조건은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반성이다. 지금 2023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1순위 김서현에게 가장 아쉬운 대목이다.
김서현은 SNS 부계정에 코칭스태프와 팬을 욕하며 파문을 일으켰다. 한 순간에 신뢰가 무너졌고, 한화 이글스라는 구단의 이미지에도 먹칠을 했다. 그러나 사건 이후 사흘째 사과가 없다. 심지어 구단의 SNS 계정에 2군 선수들의 스프링캠프 시작 소식에 ‘좋아요’를 누르기까지 했다. 상식적인 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행보다.
김서현은 11일(이하 한국시각)부터 다시 한화의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훈련을 재개한다. 이 자리에서 어떻게든 선수단과 팬들에게 사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진정성에 의심을 받고 있는 판국에, 팬들이 그 사과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이미 골든타임을 놓쳤다.
김서현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프로선수로서의 생명이 끝나지는 않는다. 다만 본인이 지난 1월 한 매체에 언급한 ‘50세이브’를 해도 박수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신인왕 레이스에서 대접 받을 수 있을까. 어렵다고 봐야 한다.
야구는 프로든 아마추어든 결국 공놀이일 뿐이다. 가장 중요한 건 사람 그 자체의 품성이다. 김서현은 아닌 것으로 판명 났다. 물론 앞으로 더 좋은 사람으로 거듭날 기회를 충분히 줘야 하지만, 지금은 너그러운 용서를 할 때는 아니다. 그가 자초한 일이다.
[김서현. 사진 = 메사(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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