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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11일(이하 한국시각) 스프링캠프지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벨뱅크파크를 찾은 취재진에게 알린 훈련일정표에는 신인 김서현의 불펜피칭이 없었다. 누가 봐도 SNS 파동으로 사흘간 자숙한 김서현이 훈련에 복귀하자마자 곧바로 불펜 피칭을 하는 건 무리였다.
그러나 한화 관계자는 “이날 김서현은 정식 불펜피칭이 아닌 4일간 피칭을 하지 않은 만큼 마운드와 공의 감각을 익히기 위해 짧게 피칭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김서현이 요청했고, 갑작스러운 피칭으로 부상 등 우려가 있어 정식 피칭이 아닌 13개의 짧은 투구를 진행했다”라고 했다.
김서현은 이날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구성원들과 취재진에게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최근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눈물까지 흘렸다. 이후 훈련에 돌입하자 무섭게 돌변,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PFP를 정상적으로 소화했고, 예정에도 없던 투구까지 했다.
손혁 단장을 비롯해 프런트, 관계자들도 모른 ‘깜짝 피칭’이었다. 기자도 실내 훈련장으로 이동하던 도중 갑자기 소식을 접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김서현은 피칭 직후 “계획이 있었다”라고 했다. 사흘간 웨이트트레이닝만 소화한 상황서 무리로 보였다.
더구나 이날 벨벵크파크는 평소보다 바람이 많이 불었다. 상당히 춥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김서현은 반소매 언더웨어만 입고 불펜에 들어섰다. 단 13개의 공만 던지긴 했지만, 힘이 느껴졌다. “투심입니다”, “직구입니다”라고 말하고 투구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김서현은 투구를 마친 뒤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와 대화를 통해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손혁 단장은 냉정했다. “그동안 몸 상태, 운동 여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반성이 우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하는 걸 지켜봐야 한다”라고 했다.
김서현은 구위만 보면 탈신인급이라는 평가다. 150km 중반의 패스트볼을 거뜬히 뿌린다. 팔 높이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것도 눈에 띈다. 오버핸드와 스리쿼터로 투구하며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능력까지 갖췄다. 이날 13구를 통해 팔 높이까지 조절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공에 힘은 확실히 느껴졌다. 논란은 논란이고, 가진 재능이 남다른 건 부인할 수 없다.
[김서현. 사진 = 메사(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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