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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와 천하람 당대표 후보. /국민의힘 홈페이지, 천하람 후보 블로그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국민의힘 전당대회 본경선에 나설 후보가 10일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4명으로 압축됐다. 양강 구도를 형성한 김기현·안철수 후보가 무난하게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가운데 이준석 전 대표가 지지하는 천하람 후보가 본경선 진출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친윤(친윤석열) 대 비윤(비윤석열) 구도 속에서 친윤과 대비되는 선명성을 키우면서 당심을 공략하고 있다. 유력 후보들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전 대표를 지지했던 일부 2030 당원 표심이 천 후보로 쏠릴 수 있어 향후 전당대회 레이스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 컷오프 결과를 발표했다. 천 후보는 조경태·윤상현 후보를 제치고 나머지 3명의 후보와 본경선 진출 후보로 선발됐다.
천 후보는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김용태·허은아 후보와 청년 최고위원 후보인 이기인 후보와 함께 이 전 대표가 차기 지도부로 밀고 있는 소위 친이(이준석)계 4인방으로 불린다. 인지도가 낮고 이미 한창 당권 물밑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뒤늦게 출마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현역 의원을 제치고 유력 당권주자들과 함께 본경선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윤계와 대립각을 세우고 신선한 청년 정치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지지층을 확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천 후보는 지난 7일 치러진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도 당 개혁방안으로 '대통령 공천 불개입'과 '공천 자격고사 의무화'를 제시하는 등 친윤계와 구분되는 행보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30대 '0선 당대표'를 내세우며 당권을 쥔 이 전 대표의 선거전략과 비슷하다. 이 전 대표도 전날(9일) YTN라디오에서 천 후보와 자신의 관계를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과 '곽튜브'에 비유하며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이 러시아 여행을 하다 곽준빈(곽튜브)이라는 사람을 만나 유튜브를 하게 만들었다"며 "제가 그런 빠니보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 후보의 당권경쟁 밑그림을 함께 그렸다는 뜻이다.
이 전 대표의 전방위적 지원사격으로 천 후보에 대한 존재감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이날 당 선관위가 향후 본경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보 간 순위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황교안 후보를 제치고 3위에 올랐을 수도 있다는 예상을 내놓는다. 천 후보 역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당분간만 '천 허리케인'이라고 불러달라"며 "곧 천 대표로 바뀔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84만 명의 선거인단이 참여하는 본경선에서 얼마 정도의 득표력을 올릴지 관심이다. 100% 당원 투표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당대회에 참여하는 30대 이하 당원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선관위에 따르면 2021년 당 책임당원 중 11.6%였던 30대 이하 비중이 이번에는 17.8%까지 늘어났다. 이 전 대표 체제에서 2030 당원이 급격히 늘어났는데 이들의 표가 천 후보로 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김기현·안철수 두 유력후보의 셈법도 다소 복잡해질 수 있다. 특히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의석 탈환을 외치며 확장성을 강조하고 있는 안 후보에게 천 후보의 존재감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수도권·젊은층 표를 천 후보와 나눠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천 후보는 다른 후보와 연대 없이 전당대회를 완주하겠다는 입장이다. 천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제3차 전당대회, 더 나은 미래 서약식'에서 "저에 대한 지지는 천하람이 잘나서가 아니라 우리 국민의힘이 개혁돼야 한다는 바람이 투여된 것이라 생각한다"며 "용산과 여의도에 갇혀 윤심 타령할 때가 아니고 빈곤, 불평등, 지역소멸, 저출산, 경기침체 문제를 이번 집권여당 전당대회에서 제대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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