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은영 박사는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ENA 본사에서 마이데일리와 만나 케이블채널 ENA '오은영 게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은영 게임'은 '육아대통령' 오은영 박사가 지금까지 숨겨둔 비장의 무기, '놀이'를 꺼내는 특급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오은영 박사는 놀 줄 모르는 부모는 물론 손주들의 육아에 지친 조부모들의 고민까지 해결할 초특급 놀이 처방전을 소개한다.
이날 오은영 박사는 "요즘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놀이는 좋은 거고 놀이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하고 놀이가 중요하다는 것까지는 알고 계신다. 그런데 그걸 넘어서 놀이는 아이들의 고른 발달에 너무나 중요한 자극이자 모든 육아가 다 들어가 있는 과정"이라며 입을 열었다.
놀이에 대한 개념을 바꾸고 놀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해야 했다. 그렇게 오래전부터 놀이에 대한 오은영 박사의 고민이 시작됐다. 그 고민이 아이들의 고른 발달에 필요한, 부모님들이 편안하고 비용부담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놀이 프로젝트의 일환 '오은영 게임'의 시작이었다.
아이는 태어나서 세상을 접하고 중요한 사람과 상호작용을 한다. 그리고 많은 것들을 이해해 나가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성장 발달에 도움이 되는 꼭 필수적인 자극이 놀이다. 놀이는 소통이기도 하다. 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가장 중요한 사람인 부모 내지 양육자와 함께하는 가장 중요한 상호작용이기 때문이다.
다른 중요한 발달영역이 잘 발휘되는데 뒷받침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 놀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 몇 년 전부터 아이들의 고른 발달에 도움이 되는 놀이 프로젝트를 만들고자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이들이 보고 경험을 해야 함께 해나갈 수 있었다.
오은영 박사는 "조금 더 많은 분들이 편안하고 재밌게 접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ENA와 연이 닿았다. 마침 ENA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선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해서 의기투합을 했다. 그렇게 '오은영 게임'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4일 첫 방송된 '오은영 게임'에서 오은영 박사는 임의로 놀이 발달을 신체, 언어, 정서, 인지, 관계 5가지 개념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아이들 100명의 발달유형 검사 후 알록달록 작은 성처럼 꾸며진 세트장에서 놀이를 했다.
이에 대해 오은영 박사는 "생각보다 훨씬 어메이징이었다. 아이들을 대할 때는 언제나 예상 못하는 일들이 일어난다. 아이들은 자기들이 느끼는 대로 표현한다"며 "기대감도 있었지만 걱정도 했다. 안전에 대한 것도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 연령대가 만 나이로 3~6살이었다. 또 연예인 자녀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있었다. 사고가 나면 안 되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아이들을 넓은 공간에 쉽게 말해서 풀어놓으니까 정말 놀라운 일들이 벌어졌다. 아이들이 편하게 움직이고 위험하지 않은 건 만져보고 사람한테 관심을 보이고 다가갔다. 자기보다 어린아이들을 도와주고 이름을 물어봤다"며 "이런 걸 보면서 '맞아, 아이들은 이렇게 큰 거지' 싶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경험하지 못하다 눈으로 보니 감격스러웠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오은영 박사는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다. 이를 위해서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된 뒤 소아청소년 전문의 과정을 또 밟아야 한다. 그래야만 수정란이 착상된 순간부터 100세 어르신까지 진료하는, 발달을 보는 의사가 될 수 있다. 오은영 박사가 이렇듯 쉽지 않은 과정을 밟은 이유는 사람을 보는 의사, 마음을 보는 마음 의사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의 어떤 시작은 다 아이서부터 출발한다. 모든 사람은 아이서부터 출발한다. 그러면 이때를 더 잘 이해해야 한다"며 "태어나자마자 제일 처음 만난 사람이고 어른이고 아이들한테 너무 중요한 부모와의 관계가 조금 더 편안하고 좋다면. 한 인간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주고받으며 훨씬 더 편안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쪽같은 내 새끼'나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하면서 아이를 이해하고 문제점을 잘 찾아보고 때로는 부모가 노력하고 아이들의 문제점을 완화시키기 위해 애썼다. 이 처방 대부분이 놀이"라며 "놀이가 갖고 있는 힘이 엄청 크다. 놀이는 모든 육아가 다 들어가 있다. 아이들에 대한 관찰, 이해, 문제 파악, 상호작용이 다 들어가 있다"고 강조했다.
4~5년 전부터 시작된 오은영 박사의 놀이프로젝트는 완성 단계에 들어섰다. 아이들의 고른 발달에 도움이 되는 놀이프로젝트, 연령에 맞는 맞춤 놀이들. 그러나 놀이프로젝트를 해나가던 참에 코로나19 팬데믹 위기가 생겼다. 아이들은 한참 발달할 시기에 필요한 자극을 받지 못해 문제가 생기고 부모들은 어쩔 줄 몰라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은 늘어가는데 의미 있는 대화와 소통은 줄어들게 됐다. 때문에 오은영 박사는 전부터 준비하던 놀이 프로젝트를 더욱 서둘렀다.
놀이프로젝트는 연령별 만 나이로 3세부터 7세까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가 1단계다. 연령별로 1년을 52주로 보고 매주 제공될 수백 개의 놀이 프로젝트가 제공될 예정이다. '오은영 게임'의 8주 8회 방송은 많은 이들이 편안하고 재밌고 행복하게 놀이의 중요성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목표로 제작됐다. 준비된 수백 개의 콘텐츠는 비용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게 대방출될 예정이다.
"제가 공부하고 필드에서 일을 하고 그런 건 부모님의 사랑도 받았지만 사회와 여러분의 도움도 받았습니다. 제가 받았던걸 나눠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사명감이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서 어떤 아이가, 가정이, 한 개인이 편안해진다면. 우리네 사람들이 더 나은 쪽으로 간다면 한 방울의 힘을 보탤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오은영 게임'에는 정준호·이하정 부부, 인교진·소이현 부부, 문희준·소율 부부, 이대호, 안재욱 등 스타들이 출연해 아이들과의 일상을 공개한다. 국내 최초 우리 아이 놀이 튜토리얼을 찾은 '셀럽' 부모들은 놀이가 항상 고민임을 토로한다.
이에 대해 오은영 박사는 "'왜 연예인 자녀만 나오느냐, 특권 아니냐'라고 이야기하시기도 한다. '오은영 게임'은 모든 연령대의 모든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해서 문제점을 해결했으면 했다. 그런 것들을 같이 해보는 프로그램이다"며 "또 현실 육아가 너무 힘시지 않느냐. 연예인분들이 방송을 시청자들이 보기에 재밌게 잘 소화해 내신다. 이 시간만큼은 웃기도 하며 편안하게 보시란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분들도 유명인이지만 아이들 앞에서는 엄마, 아빠다. 배우라도 거기서 흘린 눈물은 진짜다. 그리고 이분들이 변해간다. 1, 2회 때와 7, 8회의 모습이 정말 다르다. 그 점을 비교해 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라며 "'오은영 게임'은 놀이 프로젝트라는 시작이다. 아까 말씀드렸던 52주의 수백 개의 놀이는 일반인 아이들과 한다. 그런 것들이 준비돼 있으니까 편안한 마음으로 비장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즐기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오은영 게임'의 로고는 오각형이다. 발달 영역을 나누자면 수백여 가지가 넘지만 오은영 박사는 이를 임의로 신체, 인지, 언어, 정서, 관계 다섯 가지로 나눴다. 이 다섯 가지 영역은 모두 우수할 필요는 없지만 골고루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 오각형의 로고에는 안정되게, 균형 있게, 고르게라는 의미가 담겼다.
오은영 박사는 "오각형을 딱 보고 아이에 대한 존중이나 부모가 얼마나 아이에게 중요한 사람인지를 느꼈으면 한다. 아이와 편안하게. 이런 느낌이 딱 들기만 해도 좋겠다"며 "우리는 중요한 사람이지만 이렇게 배워가면서 한발 나가보고 뒷걸음질도 한다. '오은영 게임'에 소통과 존중이 있었으면 좋겠다. '오은영 게임'이 희망이었으면 좋겠다. 희망을 놓으면 너무 힘들지 않겠느냐"라고 바람을 전했다.
이러한 '오은영 게임'의 탄생은 오은영 박사의 영향력에서 비롯됐다. 많은 이들이 오은영 박사의 조언을 구하고 영향력을 받아들인다. 이에 대한 책임감이나 부담감, 고충과 고민에 대해 묻자 오은영 박사는 단번에 "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어떤 분은 '오은영 말이 정답이야?' 하신다. '그 사람이 신이야?'라고도 한다. 절대 그렇지 않다. 내 말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신은 전혀 아니다"며 "이때까지 배워왔던 것, 전문적인 지식, 경험을 합해서 내게 손을 내민 도움을 필요로 하거나 의논하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최선을 다해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이야기가 도움이 된다면 그 정도로 받아들이시면 될 것 같다. 이해의 폭이 깊어지면 오은영의 언어만이 아니라 그 당사자의 편안한 방법과 용어로 바꾸시면 된다"며 "만약 생각이 다르더라도 조금 더 다른 사람을 이해해 보고 생각해 보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고 충분하다고 본다. 우리들 안에는 나도 포함되고 배우자, 자녀, 동료, 친구 다 포함된다. 모르는, 그러나 우리네. 이걸 좀 이해하는 시간만 돼도 너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오은영 박사는 '오은영 게임' 방송 전 의도치 않게 불거진 바 있는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지난해 12월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에서는 새아빠가 7살 의붓딸과 놀아주며 과한 신체 접촉을 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아동 성추행 논란이 불거졌던 것. 당시 제작진은 사과문을 게재하고 2주 간의 결방을 통해 재정비 기간을 가졌다. 오은영 박사 또한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된 부분이 있다며 "대단히 참담한 심정"이라고 직접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오은영 박사는 "많이 아팠다. 아프지만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봤다.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 많은 분들이 나라는 사람에게 어떤 것들을 도움받기 원하는가에 대한 깊은 성찰과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며 조심스레 당시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대중들이 아이들 걱정을 많이 하셨다. 그런 걸 보면서 송구스럽고 죄송하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 많은 책임감도 느꼈다"며 "그 이후 프로그램을 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회의하고 공부했다. 이런 시간을 더 많이 가져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하려 노력하고 애쓸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이 많아진 것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부담감이 있다. 많다"라고 털어놨다. 오은영 박사는 "엄청난 변화를 바라시는데 오랜 기간 노력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럼 또 '금쪽처방'이 실패했다고 하신다. 그럼 그만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육아는 긴 과정이다. 많은 것들이 합해져서 아이들이 성장을 하기 때문에 가장 부모가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더 잘해야죠. '오은영 게임'은 방송 프로그램만의 문제나 영역이 아니라 아이들의 고른 발달을 위한 굉장히 큰 놀이 프로젝트의 일환입니다. 더욱 어깨가 무겁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 = ENA 제공]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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