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NC 강인권 감독은 두산 코치 시절이던 2015년과 2016년, NC 코치 시절이던 2020년에 희한한 경험을 했다. 당시 김태형 전 감독과 이동욱 전 감독을 모시고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세도나를 방문한 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세도나는 화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미국 애리조나주를 대표하는 관광지다. KBO리그 구단들이 애리조나에 자주 스프링캠프를 차리다 보니, 세도나를 방문해 ‘좋은 기운’을 받아갔다는 사연이 자주 등장한다. 박찬호가 매년 이곳을 방문해 ‘기 수련’을 받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야구는 ‘샤머니즘’과 관계없다. 김태형 전 감독과 이동욱 전 감독이 세도나를 방문한 뒤 우승한 건 세도나의 기운이 있었다고 믿고 싶을 뿐이다, 실제 당시 두산과 NC가 야구를 잘해서 한국시리즈를 우승했다.
그럼에도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 사는 감독들로선 때로는 샤머니즘에 기대고 싶을 법하다. 더구나 감독들을 모시고 세도나에 갔던 강인권 감독으로선, 자신이 정식 감독이 됐으니 한번쯤 가보고 싶지 않았을까. NC는 꾸준히 애리조나주 투산에 캠프를 차려왔고, 강 감독은 최근 휴식일에 코치, 프런트 등 총 5명으로 조를 이뤄 세도나를 방문했다.
세도나에 위치한 성당에 행운을 부르는 ‘동전 던지기’가 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정해진 위치로 동전을 올려놓으면 행운이 깃든다는 게 미신처럼 따라붙는다. 2015~2016년, 2020년에는 누군가 동전 던지기에 성공했고, 우승까지 갔다.
그렇다면 이번엔 결과가 어땠을까. 최근 투손 리드 파크 아넥스필드에서 만난 강 감독은 “결과는 나중에 말씀 드리겠습니다”라고 했다. 강 감독이 동전던지기에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동행한 누군가가 성공했는지 알 수 없다. 강 감독이 시즌 막판에 진실을 공개해야 알 수 있다.
분명한 건 강 감독이 벌써 업계에서 호평을 받고 좋은 이미지가 형성됐다는 점이다. NC는 17일(이하 한국시각)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대표팀과 7이닝 연습경기를 가졌다. 이 감독은 16일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에서 대표팀 첫 훈련을 지휘한 뒤 “이 시기에 평가전을 갖는 게 참 어려운 일인데, NC 관계자들과 강인권 감독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라고 했다.
대표팀에 갈 만한 선수들이 아니라면, 2월 중순에 연습경기를 하는 게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판단이다. 그러나 강 감독은 국가를 위해, 기꺼이 대표팀 파트너로 나섰다. 일찌감치 투수를 1이닝씩 끊어 기용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세도나 방문 전부터 결정된 스케줄이지만, 세도나 방문 후 선배 감독으로부터 고맙다는 얘기도 듣고 대표팀 체면을 살리는데 도움을 준 건, 강 감독으로서도 뿌듯한 일이다.
NC는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권과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정황상 세도나의 기운이 NC에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강 감독은 정말 동전 던지기에 성공했을까. 일행 중 한 명이라도 동전을 올려놨을까. 올 시즌 성적 윤곽이 드러날 때까진 궁금해도 참아야 한다.
[NC 강인권 감독. 사진 = 투손(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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