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명기는 한화의 고치 2군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린다. 그러나 권희동은 아직도 FA 미아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권희동을 비롯해 투수 정찬헌과 강리호가 여전히 소속팀 없이 기약 없는 개인훈련 중이다.
NC에서 나란히 FA 자격을 얻은 이명기와 권희동은 왜 희비가 엇갈렸을까. 결국 등급의 차이라고 봐야 한다. 이명기는 보상규정이 없는 C등급이고, 권희동은 25인 외 보상선수가 발생하는 B등급이기 때문이다.
권희동은 경남대를 졸업하고 2013년 9라운드 84순위로 NC에 입단했다. 통산 857경기서 타율 0.259 81홈런 381타점 359득점. 10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도 무려 6시즌. 주전과 백업을 오가는, 한 방과 클러치 능력이 있는 우타자로서 가치가 있었다.
그러나 2021년과 2022년에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및 술판 파동으로 55경기, 82경기 출전에 그쳤다. 33세로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운동능력이나 클러치 능력 모두 리그 최상위급 역량을 지닌 건 아니다.
더구나 이명기가 한화로 가면서, 권희동으로선 더더욱 출구가 막히는 모양새다. 10개 구단 중 실질적으로 외야가 가장 약한 팀이 한화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 시점에서 권희동이 원하는 조건을 들어주면서 영입할 팀은 사실상 없다. FA 미아서 벗어나더라도, 사인&트레이드를 통해 1년 최대 1억원에 한화 유니폼을 입은 이명기보다 좋은 계약을 받을 수 있을까. 불분명하다.
어떻게 보면, 권희동과 가장 잘 맞는 팀이 원 소속구단 NC다. NC는 박건우, 손아섭, 외국인타자 제이슨 마틴으로 외야 주전라인업이 확정됐다. 퓨처스 FA로 영입한 한석현과 군 복무를 마친 김성욱을 주전급 백업으로 쓰겠다는 구상이다.
그런데 한석현과 김성욱이 주전급 백업으로 안정적으로 뛴 시즌이 얼마나 될까. 사실상 없었다. 김성욱은 타격잠재력이 좋고 수비력까지 갖춘 30세 우타 외야수이긴 하다. 현실은 긁지 않은 복권에 가깝다. 29세의 왼손 외야수 한석현은 1군 커리어 자체가 31경기에 불과하다.
현 시점에서 대부분 구단의 외야 주전경쟁 구도가 결정됐다. 굳이 권희동을 추가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NC의 경우, 박건우와 손아섭, 마틴의 부진 혹은 부상에 대비해 권희동을 싼 가격에 잡는다면 괜찮은 거래다. 권희동의 자존심도 어느 정도 세워주면서, 팀 페이롤에 크게 지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의 계약이라면 윈-윈일 수 있다.
그럼에도 NC가 정말 권희동과 계약할 의사가 없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계약은 비지니스이기에, 강요할 수는 없다. 어쨌든 권희동에겐 ‘위기의 겨울’을 넘어 ‘절망의 봄’이 다가오기 일보 직전이다.
[권희동.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