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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KIA 선수단을 태운 비행기는 LA에서 역대급 난기류를 만났다. 심한 눈보라 속에 좌우, 앞뒤로 크게 흔들렸다. 현역 시절부터 비행기를 밥 먹듯 탄 김종국 감독조차 “살면서 탔던 비행기 중에 가장 심하게 흔들렸다”라고 했다.
변우혁은 “밑으로 추락하는 줄 알았다”라고 했다. 비행기는 LA 공항 인근에서 약 40분간 KIA 선수단에 충격과 공포를 선사했다. 결국 LA 공항에서 1시간 거리의 온타리오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KIA 선수단은 자연스럽게 예정된 인천행 비행기에 타지 못하고 온타리오 공항 인근 숙소에서 1박을 했다. 당연히 예정된 오키나와행 비행기도 놓쳤다.
26일 밤 인천공항에서 만난 KIA 사람들은 굉장히 피곤해 보였다. 그런데 충격과 공포의 크기는 개개인에게 달랐던 모양이다.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만난 변우혁이 충격적(?) 증언을 했다. 자신과 김석환이 비명을 지르고 난리 났는데, 이 상황을 동영상으로 찍은 선수가 있었다.
내야수 김도영이다. 변우혁은 “선수들도 그렇고, 그 비행기에 있던 사람들이 소리 지르고 난리가 났다. 나랑 석환이 형이 소리를 지르고 있었는데 도영이가 ‘이건 동영상으로 찍어야 한다’고 했다. 걔가 날개 쪽에 앉아있긴 했는데…”라고 했다.
김도영은 변우혁과 달리 난기류에 차분하게 대응했던 모양이다. 좌석 위치가 상대적으로 덜 흔들리는 곳이긴 했다. 그렇다고 해도 역대급으로 흔들린 비행기 속에서 비교적 평온한 모습을 유지한 게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변우혁에 따르면 김도영은 진짜로 동영상 촬영을 했다.
그렇다고 김도영이 욕 먹을 이유는 없다. 그저 재미 삼아 한 행동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비행기에서 소란을 끼치거나 일반 승객들을 방해하지는 않았다는 후문이다. 결정적으로 김도영 외에도 비교적 담담하게 받아들인 선수가 있었다.
투수 김기훈이다. 그는 대수롭지 않은 듯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리긴 했다. 좀 무서웠다. 그래도 무사히 도착했으니 됐다. 도착하니 전부 박수치고 그랬다”라고 했다. 김종국 감독도 “승무원들이 여유 있게 대응해 위안을 받았다. 액땜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올해 더 어려운 일이 있어도 적응을 잘 할 것이다”라고 했다.
KIA는 27~28일에 걸쳐 오키나와로 출국한다. 28일 한화와의 연습경기는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 투손에서 오키나와로 가는 길이 험난했으니, 컨디션 관리를 잘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김 감독은 “한화전은 쉽지 않을 것이다. 이후에는 차질 없이,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다”라고 했다.
[김도영과 변우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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