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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상당수의 이탈표가 있었다는 결과가 나오자 민주당이 자중지란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부결로 '간신히' 살아났지만, 당은 늪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지털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297명이 표결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부결됐다. 민주당 소속 의원 169명 전원이 표결에 참석한 점을 고려하면 최소 31명이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다는 계산이다.
민주당의 이탈표가 없었다고 가정하면 체포동의안에 찬성하는 표의 최대치는 체포동의안 가결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114명), 정의당(6명) 의원 전원에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을 비판해 온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의 표를 더해 121표로 예상됐다.
실제로는 139표가 나온 만큼 민주당 내에서 나온 '찬성' 18표에 '반대'가 아닌 기권(9표), 무효(11표)를 적은 의원 수를 더하면 이탈표 규모는 최대 38표로 늘어난다.
표결에 앞서 민주당은 지난 21일 의원총회에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는 데 총의를 모았다. 이 대표는 의원 전원에게 전화 연락을 하는 등 표 단속에 나섰고,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는 '단일대오'라면서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자 10표만 더 이탈했으면 체포동의안이 가결됐을 수 있었던 아슬아슬한 상황이 연출되자, 지도부와 친명(친이재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체포동의안 부결. 그러나 이탈표가 상당해 여러 고민이 드는 결과"라는 글을 올렸다.
이날 결과는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당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우려해 온 비명(비이재명)계의 목소리가 결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친명계가 당을 장악한 상황에서 수적 열세인 비명계는 상대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내기 어려웠다. 이낙연 전 대표 지지세력 등 비명계가 조직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표결로 당내에 잠재돼 있던 비명계의 불만이 수치로 확인됨으로써 이 대표의 리더십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비명계가 점차 세를 불려갈 경우 국회에 추후 다시 체포동의안이 올 경우 부결을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쌍방울 대북 송금'이나 '백현동 개발' 등 이 대표와 관련한 추가 의혹에 대해 재차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가 심각하게 거취를 고민해야 할 국면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당장 비명계를 중심으로 현 체제로는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주장과 함께 이 대표 퇴진을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다'는 내용의 당헌 80조도 이 대표를 압박하는 요소다.
친명계와 비명계로 갈려 '탈당 시나리오'까지 거론될 수 있는 상황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친명 성향인 무소속 민형배 의원이 이탈표 행렬을 맹비난하고 나선 것도 그런 조짐 중 하나다.
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체포동의안 통과에 반대하는 '부'자를 제대로 쓰지 않은 기표용지 사진을 올리며, "의도적 논란을 불러일으키려 했다면 그 의원은 제 발로 걸어나가 집으로 향하는 게 어떤가"라고 적었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당원들이 몰려 비명계의 탈당 등을 요구하는 글을 올리면서 당 홈페이지가 한때 접속이 되지 않기도 했다.
이럴 때일수록 당이 더욱 단단히 뭉쳐 검찰 공세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일부 제기됐다.
초선인 서영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에 필요한 정치적 결단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 윤석열 정권의 정치 탄압에 맞서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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