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전주 이현호 기자] 김보경(33·수원 삼성)은 친정팀 전북이 보기에 가장 얄미운 상대였다. 그만큼 노련하게 잘했다.
수원 삼성은 5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라운드에서 전북 현대와 1-1로 비겼다. 지난 1월 전북에서 수원으로 이적한 김보경은 옛 동료들 앞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수원은 김보경의 맹활약에 힘입어 전주 원정에서 승점을 챙겼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인터뷰한 김보경은 “전주성에 원정팀 선수로 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울산 현대 소속일 때도 전주로 원정 왔었다. 마음은 편했다. 꼭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승점을 얻자는 마음이 컸다”고 돌아봤다.
이날 김보경은 전북의 백승호, 김진수, 김문환 등과 수차례 부딪혔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기에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결이었다. 김보경은 경기 끝나고 전북 서포터 앞으로 달려가 90도로 인사했다. 전북 팬들은 “김보경!” 이름을 연호했다.
김보경이 인터뷰하던 중 김진수가 찾아와 “형, 너무 세게 까더라. 나는 형 안 깠는데”라고 한마디 던지고 갔다. 한교원은 김보경의 머리를 쿵 찍었다. 최철순은 김보경의 등을 쓰다듬었고, 송민규는 “수고했어요 형님”이라며 손을 맞댔다. 지우반 피지컬 코치는 김보경과 포옹했다. 인터뷰 내내 김보경은 전북 선수들의 인사를 받느라 바빴다.
김보경은 “경기를 하다 보니 수원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선수들 사이에서 승부욕이 생겨서 거친 플레이도 나온 것 같다. 제가 도전자 입장이니까 제가 더 거칠게 해야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경기에 앞서 이병근 수원 감독은 “김보경이 전북전에서 골을 넣겠다고 하더라”라고 들려줬다. 김보경은 “감독님이 은근히 부담을 주셨다. 노력했는데 골 못 넣어서 아쉽다”면서 “감독님이 전술적인 배려를 해줘서 편하게 뛰었다. (고)승범이, (이)종성이와 서로 역할 분담을 했다. 제가 스프린트는 잘 못해도 천천히 많이 뛰는 스타일”이라고 말하며 수원 팀 버스로 향했다.
[김보경. 사진 = 마이데일리 DB·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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