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또 설렌다.
KIA 왼손 거포 유망주 김석환(24). 지난달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스프링캠프 인터뷰서 “제2의 이승엽이란 별명은, 부담스럽다기보다 영광스럽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냥 제1의 김석환으로 기억되고 싶다”라고 했다.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에서 확 달라졌다. 10경기서 34타수 10안타 타율 0.294 4홈런 10타점 5득점 OPS 1.105. 2022시즌에 어쩌다 1군에 올라오면 계속 폼을 바꿔가며 갈팡질팡하던 모습이 없었다. 자신의 매커닉대로, 화끈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투손에서도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더니, 실전 위주의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도 좋은 감각을 이어간다. 오키나와 연습경기 3경기서 12타수 6안타 타율 0.500 1홈런 5타점 3득점 맹활약이다. 5일 삼성전서도 5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좋았다.
김석환은 KIA를 대표하는 왼손 거포로 성장하는 게 맞다. 다만, 자신의 매커닉, 스타일을 장착하고 자연스럽게 루틴을 만들어나갈 시간이 필요한데, 이번 캠프가 그래서 의미 있다. 장타를 의식하지 않고 정확하게,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시원한 타구가 연신 나오는데도 3경기서 삼진이 두 차례밖에 나오지 않았다. 사실 김석환의 삼진은 KIA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거포로 성장하려면 삼진은 일종의 세금이다. 보통 히팅포인트를 앞으로 내야 장타를 칠 수 있고, 그러면 변화구에 속을 확률이 클 수밖에 없다. 어쨌든 김석환이 뭔가 틀을 잡고 제대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김종국 감독은 내심 김석환과 김도영이 빠른 시일 내에 주전 한 자리를 차지해 팀의 리빌딩 기수가 되길 기대한다. 작년에는 결국 경험의 부족, 한계를 드러내며 일관성을 오랫동안 이어가지 못했다. 올해도 이 부분은 지켜봐야 한다. 작년에도 시범경기까지 좋았으나 ‘진짜 승부’에 들어간 4월에 죽을 쑤며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래도 나름의 구상을 하고 있다. 1일 한화전서는 3번 좌익수, 3일 롯데전서는 6번 좌익수, 그리고 이날 삼성전서는 5번 1루수로 내보낸 뒤 7회에 좌익수로 이동시켰다. 이 흐름을 이어가면 개막전 좌익수는 또 다시 김석환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작년 주전 좌익수 이창진은 손목부상으로 이탈했다.
김석환의 1루수비도 체크해야 할 포인트다. 6월에 최원준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면 외야 한 자리를 꿰찰 것이다. 결국 외야는 최원준~소크라테스 브리토~나성범으로 재편될 것이다. 김석환은 좌익수와 1루수, 지명타자 로 주전과 백업을 오가는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주전 1루수 황대인도 긴장감을 가질 필요는 있다. 이미 김 감독은 김석환의 1루 수비를 최희섭 코치의 현역 시절과 흡사하다며 호평을 한 바 있다. KIA가 24세 왼손 거포 유망주의 맹타에 다시 설렌다.
[김석환. 사진 = 오키나와(일본)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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