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이범호 KIA 타이거즈 타격코치는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영웅'이었다. 당시 이범호 코치는 8경기에 출전해 3홈런 7타점 타율 0.400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일본과 결승전을 '연장전'으로 끌고 간 장본인이다.
이범호 코치는 한국 대표팀이 2-3으로 뒤진 9회말 2사 1, 2의 마지막 찬스에서 당시 마무리 투수로 기용된 '미·일 188승'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동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갔다. 다만 연장 10회초 다시 2점을 내준뒤 10회말 공격에서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면서 준우승에 그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이범호 코치는 2006년과 2009 WBC에서의 임팩트 넘치는 활약을 바탕으로 일본프로야구 무대까지 밟았다. 이범호 코치는 2009시즌이 끝난 뒤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2년 보장 3억 5000만엔, 최대 2+1년 5억엔의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48경기에 출전해 28안타 4홈런 8타점 11득점 타율 0.226 OPS 0.649로 부진했고, 이듬해 KBO리그로 복귀했다.
현재 KIA의 타격코치를 역임하고 있는 이범호 코치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통해 WBC에 대한 추억을 떠올렸다. 이범호 코치는 WBC 한국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함과 동시에 타자들이 일본 투수들을 공략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했다.
이범호 코치는 "일본 투수들이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타자로서는 일본에서 타격할 때가 더 힘들었던 것 같다"며 "확실히 미국으로 넘어가니 야구장 자체가 타자에게 유리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타석에서도 공이 잘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 문을 열었다.
'마운드의 높이'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이범호 코치의 설명이다. 그는 "일본의 경우 돔구장에서 야구를 하는 것도 있고, 마운드의 높이가 높다 보니 타격할 때 어떤 포인트에 타이밍을 잡아야 스트라이크고, 어떠한 높이의 공이 볼인지 판단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이범호 코치는 "그렇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한국 선수들이 좋은 타격을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미국으로 넘어간 이후에는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며 "한국 선수들이 일본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미국(4강)으로 갔을 때는 미국과 도미니카공화국 등 아무리 강한 팀과 좋은 선수를 만나도 단기전 승부는 알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단기전은 투수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이범호 코치의 설명은 반대였다. 타자들이 일본 마운드만 제대로 공략해 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대표팀에 합류한 투수들에 대한 믿음은 기본, 타자들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 있었다.
이범호 코치는 "마운드의 높이로 인해 스트라이크존의 차이가 있다. 높은 존과 낮은 존에 대한 적응만 한다면, 우리 선수들 잘 치는 선수들이 많다"며 "타격 쪽으로는 우리가 일본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투수들과의 싸움만 타자들이 잘해준다면, 좋은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과 함께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한국 대표팀은 지난 4일 일본 오사카에 입성, 6일 오후 12시 오릭스 버팔로스, 7일 오후 12시 한신 타이거즈와 평가전을 치른 뒤 도쿄로 이동해 9일 호주와 1라운드 첫 번째 경기를 치른다.
[2009 WBC 당시 이범호, 2015 프리미어12 당시의 도쿄돔 마운드.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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