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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 감독 알렉스 퍼거슨 감독. 그는 1986년부터 2013년까지 무려 27년 동안 맨유를 지도했다.
이 기간 동안 프리미어리그 우승 13회, FA컵 우승 5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등 총 38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잉글랜드 축구 최초의 트레블도 달성했다. 전설로 추앙받는 이유다.
그에게 있어 빠질 수 없는 단어, 바로 '헤어드라이어'다.
퍼거슨 감독이 선수들에게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머리카락이 날릴 정도로 선수들을 강하게 비판한다고 해서 나온 단어다. 맨유 소속 선수들 대부분이 이를 경험했다. 슈퍼스타도 피해가지 못한 퍼거슨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어쩌면 27년 동안 강력한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결정적 힘이었을지도 모른다.
슈퍼스타들도 벌벌 떨었다는 헤어드라이어. 그렇다면 '17세 소년'이 퍼거슨 감독의 헤어드라이어를 경험했다면 어떤 심정이었을까. 이 감정을 고백한 이가 있다. 바로 다니엘 나르디엘로다.
그는 17세였던 1999년 맨유 유스에 입단했고, 2001년까지 맨유 유스 소속이었다. 2001년 맨유 1군에 올라섰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스완지 시티, 반슬리 등으로 임대를 전전하다 2005년 반슬리로 완전 이적했다.
나르디엘로는 영국의 '데일리 스타'와 인터뷰에서 퍼거슨 감독에게 당했던 '헤어드라이어'를 떠올렸다.
그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스토크 시티와 친선경기를 할 때였다. 1군 선수들이 부족해서 나는 1군 벤치에 앉아야 했다. 나는 2주 전에 부상을 당한 상태였고, 훈련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 뛸 수 있는 몸상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헤어드라이어'는 경기가 끝난 후 나왔다. 그는 "경기가 끝난 후 퍼거슨 감독이 나에게 화를 냈다. 내가 건강을 챙기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퍼거슨 감독은 나에게 소리를 질렀다. '맨유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다른 선수들이 '헤어드라이어'를 당했던 것도 목격했다. 나르디엘로는 "헤어드라이어를 받은 선수들이 정말 많았다. 특히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에서 패했을 때였다. 나는 라커룸의 상황을 정확히 기억한다. 퍼거슨 감독은 몇몇 선수들에게 엄청나게 화를 냈다. 그 중 게리 네빌도 포함돼 있었다"고 기억했다.
이어 그는 "내가 17살이었고, 18살 때였다. 헤어드라이어가 나올 때마다 나는 라커룸 구석에 숨으려고 노력했다"며 당시의 공포감을 설명했다.
하지만 표현 방식이 거칠었을 뿐, 퍼거슨 감독의 '헤어드라이어'는 교육이었고, 교훈으로 돌아왔다.
나르디엘로는 "퍼거슨 감독의 말은 항상 우리에게는 교육이었다. 소리를 지른 후 따로 불러 조용히 이야기를 해줬다. 퍼거슨 감독의 말을 결코 잊지 못한다. 내가 축구에 눈을 뜨게 도와줬다"며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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