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중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8일 일본 도쿄 분쿄구의 도쿄돔에서 B조에 속한 팀들 가운데 가장 늦은 시간인 오후 6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중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KBO리그 KT 위즈에서 뛰고 있는 주권이었다.
1995년 중국 지린성에서 태어난 주권은 유년기를 중국에서 보냈다. 그리고 2005년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했고, 청주우암초-청주중-청주고를 거쳐 지난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우선지명을 통해 KT의 선택을 받고 프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주권은 데뷔 초반에는 선발 투수로 경험을 쌓아왔다. 하지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2017년부터 불펜 투수로 등판 횟수를 늘려가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19시즌 71경기에서 75⅓이닝을 소화, 6승 2패 25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2.99를 기록하며 본격 '필승조'로 거듭났다.
주권은 2020년 77경기(70이닝) 6승 2패 31홀드 평균자책점 2.70의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고, 2021시즌에는 62경기(49이닝)에 출전해 3승 4패 27홀드 평균자책점 3.31로 활약하며 KT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그리고 지난해에도 3승 3패 15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91의 성적을 남기는 등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WBC의 경우 부모의 국적의 대표팀으로 출전할 수 있는 독특한 규정이 있다. 주권은 지난 2017년 WBC에서도 중국 대표팀으로 출전했다. 그리고 지난해 다시 한번 중국 대표팀에서 연락이 왔다. 주권은 중국 대표팀의 '러브콜'을 곧바로 수락하지 않았지만, 고심 끝에 다시 한번 중국을 대표해 WBC에 출전하게 됐다.
8일 도쿄돔에서 단체 사진 촬영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주권은 "2017년 이후 다시 중국 대표팀으로 출전하게 됐다. 2017년에 함께 했던 선수들은 많지 않다. 당시 선수들 중에서는 코치를 하고 계신 분도 있다. 당시 어렸던 선수 두 명 정도만 안다. 하지만 선수들과 어울리고 하니까 즐겁기도 하다"며 WBC에 출전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주권은 한국전을 제외, 2경기 정도 마운드에 오를 전망이다. 중국은 9일 오후 7시 일본과 첫 경기를 치른다. 주권은 "일본전 등판은 아직 모르겠다. 중간 투수로 나갈 예정이기 때문에 감독님께 따로 들은 것은 없다. 다만 내일 모든 투수들이 대기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된다면, 주권은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맞대결을 가질 가능성도 있다. 그는 "오타니에 대해 따로 분석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늘 하던 대로 하자는 마음가짐"이라면서도 "만약 기회가 된다면, 상대해 보고 싶은 타자이긴 하다. 그리고 잡아보고 싶은 마음도 크다"고 미소를 지었다.
일본에 입성한 뒤 주권은 한솥밥을 먹고 있는 고영표, 소형준과도 만남을 가졌다. 주권은 "어제 (도쿄) 호텔에 왔는데, (고)영표 형과 (소)형준이랑 한 번씩 봤다. 오늘 저녁에도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다. 선수들에게 '꼭 좋은 성적 거두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며 한국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냉정하게 중국 전력으로 상위 라운드 진출을 노리는 것은 쉽지 않다. 주권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그는 "최대한 즐겁게 대회에 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대표팀으로 WBC에 출전하는 주권. 사진 = 도쿄(일본)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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