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9일 낮 12시 일본 도쿄 분쿄구의 도쿄돔에서 WBC B조 호주와 첫 대결을 갖는다. 선발 투수로는 '잠수함 에이스' 고영표가 등판한다.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 KBO리그 팀들과 연습경기를 갖는 등 WBC를 준비해온 대표팀은 이달 초 우여곡절 속에 '완전체'를 이뤘다. 지난 6~7일 일본 오사카의 교세라돔에서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 한신 타이거즈와 두 차례 평가전을 끝으로 모든 준비를 마친 대표팀은 이제 '실전'에 돌입한다.
한국은 최근 호주를 상대로 매우 강한 모습이다. 한국은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예선전에서 무릎을 꿇을 이후 3연패의 수렁에 빠졌었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무려 8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통산 맞대결 성적은 8승 3패. 지난 2019 프리미어12에서는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호주를 제압했다.
객관적인 전력과 최근 맞대결 결과만 놓고 본다면 한국이 우세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야구는 변수가 매우 많은 스포츠로 '이변'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곤 한다. 8일 A조 파나마가 대만을 꺾은 것처럼 어떠한 결과가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강철 감독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그렇기에 방심은 없다.
이강철 감독은 8일 기자회견에서 "호주에게 진적이 없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들어가는 것은 좋지만, 기본적으로 8연승은 생각하지 않는다. 2년 동안 국제대회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는 KBO리그를 위해, 팬들의 성원을 위해서라도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하지만 부담을 안고 즐길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호주전을 통해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첫 번째는 당연히 '승리'다. 호주를 잡아낼 경우 대표팀의 8강 진출 확률은 급격히 높아진다.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일본에게 만일 패하더라도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체코와 중국을 모두 잡아내고 8강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투수 소모의 최소화다. 이강철 감독은 대표팀 30인을 발표하는 과정에서부터 '호주'를 외쳤다. 8강행을 위해서는 호주전이 중요한 까닭. 하지만 호주전이 중요했던 또다른 이유가 있었다. 바로 '숙명의 맞대결' 한일전의 대비다.
이강철 감독은 "호주전과 첫 경기에 집중하고 있는데, 한일전의 무게감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한일전에 대한 생각은 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첫 경기를 이겨야 훨씬 편하게 한일전에 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날(11일) 휴식일이기 때문에 올인할 수 있다"며 "호주전에 투수를 세이브해서 일본전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선발의 중책을 맡는 고영표의 어깨는 무거워 질수밖에 없다. 최대한 긴 이닝을 최소 실점, 그리고 최소 투구수로 끌어줘야 한다. 물론 이는 고영표의 가장 두드러지는 장점이기도 하다. 눈에 아른거리는 공으로 땅볼 유도를 통해 지난시즌 무려 182⅓이닝을 소화했다.
여기서 내야진들의 책임감도 높아진다. 지난해 고영표의 땅볼 유도 능력은 KBO리그 '최고'였다.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 땅볼을 모두 제대로 처리해야 한다. 대표팀은 지난 6일 오릭스전에서 내야진에서만 3개의 실책을 범했지만, 이튿날 탄탄한 수비를 펼쳤다. 일단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도쿄돔은 교세라돔보다 타구 처리가 편하다고 목소리를 모은다.
지난 두 번의 WBC에서 1라운드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남겼던 대표팀이 호주전을 어떻게 풀어갈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WBC 한국대표팀 고영표가 8일 오전 일본 도쿄돔에서 공식훈련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 = 도쿄(일본)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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