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국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여정은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서 끝났다. 대회는 끝났지만, 짚어야 할 부분도 있다. 마운드 구성, 운용에 미스터리한 부분이 있었다. 세 타자 규정 등 정교한 투수교체가 필수적인 대회서 선발투수만 10명을 데려간 점, 그래서 전문 불펜이 5명밖에 되지 않은 점이 대표적이다.
국제대회, 특히 시즌 전 열리는 WBC는 투수들의 컨디션 및 페이스 빌드업이 핵심 변수다. 이번 대표팀 투수들의 컨디션 올리기가 다소 미흡했다는 얘기는 여기저기서 들렸다. 그래서 이강철 감독으로서도 컨디션이 좋은 투수들 위주로 대회를 운영, 특정투수의 피로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 대회서 4경기를 치르면서, 3경기에 나선 투수는 원태인, 정철원(두산), 김원중(롯데) 등 3명이었다. 물론 투구수 제한 때문에 절대적인 기분에서 엄청나게 무리했다고 보긴 어렵다. 원태인은 4⅓이닝 81구, 정철원은 1⅓이닝 33구, 김원중은 1⅔이닝 30구를 던졌다.
전문 불펜 정철원과 김원중은 5일간 3경기에 나서는 게 익숙하다. 그러나 원태인은 선발투수다. 범위를 좀 더 넓혀 보면, 원태인은 7일 한신 타이거즈와의 공식 연습경기서 2이닝 동안 27구를 던졌다. 즉, 7일부터 13일 중국전까지 7일간 4경기, 108구 투구를 했다.
▲원태인 일본 입성 후 투구일지(7일간 4경기, 6⅓이닝 3실점, 108구)
7일 한신/두 번째 투수/ 2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27구
9일 호주/두 번째 투수/1⅓이닝 1탈삼진 1볼넷 무실점/26구
10일 일본/두 번째 투수/2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볼넷 1실점/29구
13일 중국/선발투수/1이닝 3피안타 3탈삼진 1볼넷 2실점/26구
가뜩이나 불펜이 익숙하지 않은데, 전문 불펜이라고 해도 결코 여유 있는 수준의 등판은 아니었다. 보기에 따라 혹사라고 말할 수 있지만, 분명한 건 무리했다는 사실이다. 선발투수가 두 번째 투수로 나서는 것도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데, 심지어 연투까지 했다.
이번 대표팀에 전문 불펜이 몇 명 더 있었다면, 원태인이 이 정도로 부담을 안았을까. 이제 원태인은 삼성으로 돌아가 선발투수로 준비해야 한다. 기존의 시즌 준비 루틴에서 완전히 벗어나면서 정상 컨디션 회복에 걸리는 시간, 과정이 화두로 떠올랐다. 부상 위험성이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면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개개인의 리스크를 높이면서까지 헌신을 강요하기 어려운 시대다. 선수는 몸이 재산이다. 결국 올 시즌 초반 원태인의 행보, 투구내용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번 대회의 에너지 소비가 무리였는지 아닌지. 거의 모든 투수는 자신의 피로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길 꺼린다.
[원태인. 사진 = 도쿄(일본)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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