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주고받은 김용·유동규…"돈 언제 줬나" vs "본인이 잘 알 것"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김용 전 부원장 블로그, YTN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불법 선거자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법정서 김 전 부원장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간의 고성이 오갔다.

양측 간 감정이 격해지자 재판부가 중재에 나서기까지 했다.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1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부원장 외 3명에 대한 3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쟁점은 유 전 본부장이 김 전 부원장에게 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시점의 구체적 정황 검증에 모였다. 유 전 본부장 측은 2021년 6월쯤 광고 버스정류장에서 김 전 부원장에게 3억원을 건넨 바 있고, 같은 6~7월 사이 경기도청 인근에서 2억원을 건넸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변호인 신문 후 직접 발언권을 청한 김 전 부원장은 유 전 본부장에게 "정치자금을 건네는데 돈을 줬다는 상세 방법에 대해 묘사가 틀리다. 내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돈을 가져갔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끼고 가져가시지 않았느냐"라고 되물었다.

또한 김 전 부원장은 "3차 도로에서 나를 10시에 만났다고 했는데 조서 상에는 9~10시라고 했다"면서 "대변인을 할 당시 가봤는데 (경기도청 인근) 지역이 굉장히 넓다"고 강조했다. 정확한 장소가 특정돼 있지 않은 점을 지적한 것으로 읽힌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제 기억으론 10시 전후이고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어 유 전 본부장은 격앙된 목소리로 "공사할 때 차가 많이 대고 있었지 않느냐"면서 "구부러진 도로 얘기를 상세하게 내게 했느냐, 안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전 부원장은 "돈을 준 시점을 2021년 8~9월 경으로 기억한다고 했는데, 언제까지 내게 돈을 줬느냐"면서 "여기(공소장)에서 김용을 빼면 답이 나온다. 본인이 8~9월까지 돈을 받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받은 분이 잘 알 것"이라면서 "저는 그걸(돈을 건넨 시기) 머리에 두지 않았다. 고발할 거였다면 써놨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김 전 부원장이 "내가 묻고 싶은 건 현장(경기도청)에 가보지도 않고 경기도청 북측 도로라고 한 것"이라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그 부근에서 담배 피우며 이야기했던 것도 기억이 안 나느냐. 잘 아시지 않느냐"고 언급했다.

이날 재판부는 격앙된 양측을 중재하고자 시도했으나 분위기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이날 재판부는 "김 전 부원장의 직접 신문보단 변호인이 질문하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고 지적하는 등 수 차례 중재를 시도했다.

한편 검찰 측은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 전 부원장이 민주당 예비경선이 진행되던 2021년 4~8월 간 4차례에 걸쳐 남욱 변호사로부터 8억4700만원을 수수하고 이를 위해 유 전 본부장, 정민용 변호사와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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