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27일 서울 잠실야구에서는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범경기'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가 경기가 열렸다. LG 서건창은 1회말 선두타자 안타를 친 뒤 오스틴 타석 때 2루로 뛰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며 2루를 노렸지만 SSG 김성현의 글러브 안에는 이미 공을 들어가 있었고 베이스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허무한 아웃이었다.
하지만 이 도루 시도는 시작에 불가했다. LG는 루상에 주자가 나가기만 하면 대 놓고 뛰었다. SSG 선발투수는 최고구속 151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좌투수 맥카티였지만 LG 선수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도루 성공보다 실패가 많았지만 쉴 새 없이 뛰었다.
LG는 많은 주자들이 도루에 실패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섰다. SSG 더그아웃에서는 "뛰어도 그 정도야"라는 큰 소리가 나왔고 이 말을 들은 LG 염경엽 감독은 연신 미소를 지었다. 염경엽 감독은 계속되는 도루 실패에도 왜 미소를 지었을까
시범경기는 승패가 중요하지 않다. 실패를 미리 경험한 선수들이 '이렇게 뛰면 죽는구나'라는 걸 느끼게 되고 그렇게 되면 본 경기에서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상대팀에게 'LG는 언제든 뛴다'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 LG의 뛰는 야구가 각인되면 상대는 대비하게 되고 신경 쓰게 된다. 염경엽 감독은 SSG 더그아웃에서 나온 소리에 미소 지었던 건 상대가 신경 쓰고 있다는 걸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뛰는 야구는 '양날의 검'이다. 번트를 대고 앤드 런을 하며 차곡차곡 찬스를 만드는 것과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으로 찬스를 만드는 것 모두 득점을 만들어내는 한 방법이다. 그렇지만 도루는 체력적인 부담과 함께 부상의 위험을 항상 가지고 있는 공격 옵션이다. 도루의 실패는 공격 흐름을 끊어지게 하는 '양날의 검'인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 LG가 7개의 안타를 치고도 1득점에 그쳤던 건 도루 실패로 많은 찬스를 놓쳤기 때문이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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