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IA는 이범호 타격코치의 은퇴 이후 중량감 있는 3루수를 찾지 못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김태진(키움), 류지혁 등을 데려와 기용했으나 절반의 성공이었다. 좋은 타자들이지만, 파워 혹은 애버리지에서 리그 최정상급 자원들은 아니다.
그래서 눈을 돌린 게 김도영이다. 동성고 시절 발 빠르고 정교한 타격을 하며 ‘제2의 이종범’이란 별명을 얻었다. 그런데 고교 시절 장타생산능력도 꽤 괜찮았다. KIA는 지금도 김도영이 파워와 정확성을 어느 정도 겸비하며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2022시즌에는 처절한 실패를 맛봤다. 시범경기 타격왕 및 최다안타왕의 기세를 정규시즌으로 이어가는 건 불가능했다. 3월과 4월의 야구는 완전히 달랐다. 결국 5월부터 백업으로 밀려났다. 대신 다재다능함을 인정받아 1년 내내 백업으로 뛰며 값진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2023시즌. 김도영은 작년에 실패한 롤을 다시 맡아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 리드오프와 3루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서는 좋았다. 시범경기 12경기서 타율 0.295 2홈런 8타점 7득점 OPS 0.831. 폭발적이던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주전을 차지하기엔 부족함 없는 실적이었다.
김도영은 고교 시절 3루 수비를 많이 해보지 않았다. 사실상 프로에서 새롭게 배웠는데 습득력이 빨랐다. 수비와 주루만 봐도 야구센스는 또래 선수들과 비교해 확실히 다르다. 결국 1군에서 풀타임으로 뛰려면 타격이 뒷받침돼야 한다.
매커닉이 작년과 확연히 달라졌다. 작년엔 방망이를 어깨에 비스듬히 눕히다시피 하면서 타격에 임했다. 그러나 올해는 방망이를 세웠고, 팔 높이도 확연히 내려왔다. 히팅포인트까지 빠르게 가기 위한 변화다. 타이밍 싸움에서 지지 않겠다는 각오. 시범경기만 보면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듯하다.
KIA 내부적으로는 김도영이 올 시즌에는 작년 4월천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1년을 겪어보면서 나름대로 1군에서 버티는 노하우도 생겼을 것이다. 제2의 이종범이라고 하지만, 포스트 이범호만 돼도 대성공이다. 오랫동안 타이거즈 핫코너를 지킬만한 자질이 있는 건 확실하다. 물론 포스트 이범호 역시 갈 길이 멀다. 여전히 김도영은 검증되지 않은 선수다.
아울러 김도영이 올 시즌 KIA의 리드오프 고민을 끝낼 수도 있다. 김종국 감독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1번 3루수로 꾸준히 기용했다. 선수기용 스타일을 볼 때, 김도영의 롤은 올 시즌에도 한동안 고정될 가능성이 크다.
여전히 만20세. 일단 풀타임 주전을 해보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김도영이 다시 출발선상에 선다. 공교롭게도 개막전 선발투수는 김광현(SSG)이다. 김도영은 작년 4월9일 인천 SSG전서 김광현을 상대로 통산 첫 안타를 뽑아냈다.
[김도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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